사망사고 부른 울산 벤츠 심야질주...외국은 어떤 처벌 ?

2014-08-05 16:56
해외의 과속 단속, 보다 세분화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자동차 심야 과속 질주에 따른 사상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관할 당국은 이를 막을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오후 9시 21분께 울산에서 벤츠SLK 차량과 제네시스 쿠페 차량이 도로 위 속도경쟁을 벌이다 3명의 사상자를 내는 참극이 벌어졌다.

사고 당시 타 차량의 블랙박스 화면을 보면 뒤따르던 벤츠가 앞서가던 제네시스를 추월하며 과속 경쟁을 벌였고 곡선 구간에서 속도를 이기지 못하며 중앙선을 침범, 마주오던 택시와 정면충돌했다.

비슷한 사고는 지난해 서울에도 있었다. 2013년 4월 20일 오후 11시 55분께 벤츠와 속도경쟁을 벌이던 K5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에서 오던 카니발 차량과 정면 충돌했다.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두 차량은 압구정 고가 초입부터 속도경쟁을 펼치다 곡선 구간에서 충돌 후 중앙선을 침범해 맞은편 차량과 충돌했다.

지적한 두 사고는 시속 120km를 넘는 과속 심야질주라는 점과 속도 경쟁에 의한 곡선커브 구간 사고라는 점이 일치한다.
 

13년판 교통사고 요인분석(사망사고 중심으로) [표= 도로교통안전공단] 


2013년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발생건수는 저녁에 이를수록 빈도가 높았으며 특히 사고 당 사망건수는 새벽 심야시간대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표= 도로교통공단]



과속사고 건수를 전체 사고 건수와 비교해 봐도 교통량이 적은 심야시간대에 주로 집중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관할 당국인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심야질주에 따른 사고 예방에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기헌 국토교통부 교통안전복지과 과장은 “교통사고의 문제는 시설적인 문제와 개인적인 문제로 나뉜다”며 “시설적인 부분에서는 도로상태 등을 적극 점검하여 사전에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개인적 차원으로는 안전띠 메기 캠페인, 안전사고 예방 캠페인 등을 통해 다양한 의식전환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사례를 살펴봐도 한국과 다른 특별한 제재방식이 존재하진 않았다. 하지만 과속에 대한 위험성은 보다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인적요인 중심으로 사고에 접근하는 반면 영국과 독일 등의 국가는 차량과 사고 환경을 두루 고려하는 다중요인분석 체계를 따르고 있었다. 

교통선진국 사고예방 추진 전략 및 평가체계 연구-독일 과속 범칙금 사례 [표 = 도로교통공사]


특히 독일의 과속 범칙금 표 일부를 살표보면 한국과 달리 여러 조건을 고려해 세세한 설정이 이뤄진 것을 볼 수 있다.

명묘희 교통과학정책실 선임연구원은 "외국은 기본적으로 제한속도를 낮게 잡아 과속을 사전에 차단하려고 한다"며 "과속 범칙금을 살펴보면 한국보다 대부분 많이 부과되는 편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과속의 단위를 20키로로 나누는 반면 외국의 경우는 10키로 단위로 보다 세분화 돼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속 기준치보다 40~50키로를 넘긴 초과속의 경우 범칙금이 아니라 음주운전과 같은 형사처벌로 법원의 판결을 받게 해 한국보다 엄격히 관리되는 곳이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