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나경원, 서울시장 석패후 3년 만에 정계 복귀

2014-07-30 23:38
화제의 당선자 - 친이계 멍울 떨치고 노회찬과 929표차로 승리

[사진=나경원 캠프 제공]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7·30 재·보궐선거 최고 격전지인 서울 동작을의 민심은 '야권 단일' 후보 대신 '동작에서 태어난' 나경원 후보를 택했다.

전국에서 두번째 높은 46.8%의 투표율을 보인 이날 선거에서 나경원 당선자는 노회찬 정의당 후보와 초박빙 접전을 벌인 끝에 929표차로 당선을 거머쥐게 됐다.

나경원 당선자는 이날 당선 직후 소감에서 "동작구민과의 연대가 승리한 것"이라며 "낮은 자세로 선거에 임한 것이 선거 승리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주민 여러분 모두의 승리"면서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나 당선자가 다시 의원 배지를 달기까지는 꼬박 3년이 걸렸다. 판사 출신으로 2002년 이회창 대선 후보 특보로 정치에 입문한 뒤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첫 배지를 달았다.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 대변인으로 활약하며 얼굴을 널리 알렸다. 18대 국회에서는 '정치 일번지'로 꼽히는 서울 중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하면서 승승장구했다.

특히 2011년 대선 주자가 되는 지름길인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대권에 바짝 다가가는 듯 보였으나 박원순 시장에게 석패,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며 정계를 떠나게 됐다. 이후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과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 조직위원장,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장애인들의 체육활동을 지원하는 데 몰두해왔다.

더구나 박근혜 정부 들어 ‘친이명박계’라는 정치적 입지가 정계 복귀의 멍울이 됐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그에게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 자리를 주지 않은 채 공석으로 계속 비워두면서 정치 공백을 길어지게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전략공천자로 꼽았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한사코 출마를 거부하면서 새누리당은 자세를 바꿔 나경원 당선자에게 허리를 굽혔다.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후보 등록일을 이틀 남겨둔 지난 8일에서야 직접 나 당선자를 찾아가 삼고초려 설득한 끝에 전략공천장을 받아들게 됐다.

동작구에 미처 집을 구하지 못한 터라 투표권도 없는 상태에서 선거전에 나설 정도로 나 당선자의 출마 상황은 급박했다. 막판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전격 사퇴하면서 맞닥뜨린 '야권 연대'가 힘을 받으면서 당초 압도적 우위였다가 초박빙 접전 양상이 빚어졌다.

결국 나 당선자는 3년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선에는 실패했지만, 동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재수 끝에 아찔한 승리를 맛보게 됐다. 특히 자신에게 석패를 안겨준 박원순 시장의 오른팔이었던 기동민 전 서울시 부시장이 이번 재보선에서 자진사퇴한 것을 두고서도 "새정치연합에서는 이제 더 이상 후보가 없다"고 말하며 제대로 앙갚음을 하게 됐다. 

나 당선자는 정계 복귀에 대한 소감으로 "이번 선거 결과의 메시지는 '싸우지 않는 정치하라'는 국민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회에 들어가면 정치개혁 하겠다. 국회가 화해의 정치를 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