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장영 금융연수원장은 누구…국내외서 잔뼈 굵은 '국제금융 전문가'
2014-07-28 08:36
소위 '스펙'이 화려하다. 이장영 한국금융연수원장(59)의 이력이다.
거시경제학자로서 IMF에서 다양한 국가에서 통화정책과 금융개혁의 자문을 담당했던 그는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정부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공직자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대구 봉산동 토박이로 경북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뉴욕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이후 1990년까지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IMF 통화환율정책국의 스태프 이코노미스트로 자리를 옮겨 1996년까지 활동했다. 당시의 에피소드 중 하나로 이 원장은 타지키스탄을 방문했던 때를 회상했다.
당시 타지키스탄은 중앙은행법을 처음 만들기 위해 선진국의 사례를 모으고 있었다. 이 원장은 세계적으로 우수하다고 인정받는 중앙은행법인 뉴질랜드의 법안을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그 쪽에서 요구한 것은 한국은행법이었다. 정부 주도로 개발정책 방향을 꾸리고 추진하는 한국의 방식을 원했던 것이다.
이 원장은 한은법을 번역하고 일부 취약하다고 여겨지는 부분들을 보완해 전달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타지키스탄의 중앙은행법이 만들어졌다.
세계 각국을 다니며 자문활동을 하던 그가 정부에 몸을 담게 된 것은 IMF사태가 터진 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부터다. 귀국해 한국금융연구원에서 국제금융 등을 연구하던 그는 IMF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활약했다. 이어 2000년대 이후 재정경제부 장관 자문관과 감사원장 경제금융특보 등을 역임했다.
2005년부터는 6년간 금융감독원에서 부원장보와 부원장으로 근무하며 거시건전성 감독 업무와 국제협력 분야를 맡았다. 금융연수원에 터를 잡은 것은 지난 2012년부터다.
다양한 곳에서 활동한 그에게 가장 맞는 업무는 무엇이었을까. 이 같은 질문에 이 원장은 "저는 거시경제학자"라며 거시건전성 관련 연구에 흥미가 많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거시건전성 감독 관련 세미나가 열린 배경에도 그가 있었다. 당시 금감원 부원장보였던 그는 토마스 발리노 당시 IMF 통화자본시장국 부국장을 초청하는 등 IMF와 공동으로 거시건전성 감독 국제 콘퍼런스를 주최하며 국내에 거시건전성이란 개념을 도입했다. 토마스 발리노 전 부국장은 이 원장이 IMF 재직시절 함께 근무했던 동료로, IMF 사태가 터졌을 당시 구제금융 협의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인물이다.
국제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로서 그는 해외에서 한국의 목소리가 더 높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진국의 통화정책으로 한국을 비롯한 주변 신흥국이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데 어떤 형태로든 우리는 이에 대비할 수 밖에 없죠.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인력들이 좀더 해외로 많이 진출해 국제금융외교에서 당당히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세계경제를 위해 한국 경제를 희생시킬 수는 없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