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0일] '유병언 사망'에도 입 꼭 다문 청와대

2014-07-23 15:59
100일간 무책임, 무능’ 드러낸 박근혜정부…유가족,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특별법 결단해야"

[사진=아주경제]



아주경제 주진 기자 =294명의 희생자와 10명의 실종자를 낳은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았지만 진상 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비판 여론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세월호 참사 발생 당시 구조와 초동 대응, 검찰 수사, 유병언 검거, 세월호 특별법에 이르기까지 정부가 단 한 가지도 제대로 한 게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 같은 상황에도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참사 당일 사건 발생 시각부터 오후 늦게 중앙재난대책본부 회의가 열리기까지 전화와 서면 보고만 받은 것으로 알려져 행적은 의문에 휩싸여 있고, 청와대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재난 컨트롤 타워는 청와대가 아니다’는 입장 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초동 구조에 실패한 해경 탓이지, 청와대의 잘못은 아니라는 게 김기춘 비서실장의 해명이다.

해경과 유병언 일가, 관피아 적폐를 언급하는 등 ‘유체이탈’ 화법으로 세월호 침몰 책임을 질타하던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한달 여가 되어서야 국민 앞에 떠밀리듯 나와 고개 숙여 사과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 공직사회 혁신과 관피아 척결, 국가안전처 신설 등을 내놨다.

이후 인적 쇄신책으로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개각을 단행했지만 취임 때부터 계속 이어져 온 ‘수첩인사’ ‘불통인사’로 인해 2명의 총리 후보자와 2명의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는 인사 참사가 벌어졌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정홍원 국무총리가 유임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제2기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도 인사참사에 대한 자신의 실책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각료 후보자의 잇단 낙마를 야당 탓, 제도 탓으로 보는 인식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등 공식회의 석상에서 다섯 차례나 조속한 검거를 지시했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뒤늦게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결국 검거에 실패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된 이후 어떠한 논평이나 입장도 밝히지 않은 채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유병언 사망에 대한 박 대통령의 언급은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들께 말씀을 하실 기회는 앞으로도 있다. 그런 기회에 한번 들어보면 될 것 같다”고만 했다.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원회와 시민사회 단체들은  특별법 제정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만이 결단을 내릴 수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아직까지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