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진 대마도 배편 이용 당일치기 면세점 쇼핑 활발"

2014-07-23 06:00

[사진=한국관광공사 면세점 홈페이지]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 부산에 사는 이숙정(가명)씨는 지난 18일 당일치기로 대마도를 다녀왔다. 목적은 관광이 아닌 면세점 쇼핑.

부산항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면세점이 있는 데다, 롯데·신라 등 국내 주요 면세점들의 인도장이 있어 인터넷면세점에서 구매한 상품을 항구에서 바로 수령할 수 있다.

대마도는 부산에서 배로 최대 2시간 거리로, 오전에 출발해 당일 오후에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일정에 대한 부담도 적다. 특히 최근에는 땡처리 승선권이 자주 풀려 3만원 내외의 경비로도 해결 가능하다.

그는 "이전부터 부산~대마도 왕복선을 통해 면세점을 이용했는데 요즘에는 3만원 미만의 땡처리 항공권이 나와 틈날 때마다 해운사 홈페이지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대마도를 다녀오는 시간이 서울보다 덜 걸리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간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저렴해진 배편을 이용해 면세점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6월 인터넷면세점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부산항에서 찾아가는 수요가 매출액 기준 전년 같은 때보다 20~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전체로 봤을 때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것을 감안하며 세월호 사고 이후 부산항을 이용해 면세품을 구매한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마도는 부산항에서 배로 두 시간 거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일치기로 여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일본의 경우 여권만 소지하면 비자 없이도 다녀올 수 있기 때문에 이미 몇 년 전부터 면세점 이용을 목적으로 대마도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최근에는 세월호 사고 이후 사람들이 배를 이용해 여행하는 것을 꺼리며 배 값이 하락, 이같은 추세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부산에서 대마도를 운항하는 주요 선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왕복 승선권을 싸게는 2만~3만원선에서 구매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부산~대마도 왕복 운임이 10만원 내외지만, 최근 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며 땡처리 승선권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왕복 운임이 채 1만원도 되지 않는 땡처리 승선권에 나왔다. 지난 1일 부산∼대마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사인 대아고속해운은 땡처리 승선권을 7900원에 내놓았다. 같은 날 기준 부산~대마도 여객선의 왕복 운임이 13만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94%나 저렴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대한 싸게 사려는 알뜰 소비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사람들이 갖가지 방법을 찾아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불황에 관계 없이 앞으로 이같은 알뜰 소비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