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기 부양 위해 기금·공기업·민간 총동원

2014-07-17 08:50
여유 기금 5조∼7조원 활용, BTL 사업 민간제안도 허용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각종 기금의 여유 재원 5조∼7조원과 공기업 투자 확대 등 사용 가능한 재원을 총동원해 하반기 경기 부양에 나선다.

정부는 임대형민자사업(BTL)에 대한 민간제안을 허용하는 등의 지원책도 강구한다.

주식시장을 살리고 기업자금조달의 숨통을 터주기 위해선 기업공개(IPO)를 할 경우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새 경제팀 경제운용 방향을 다음 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국회 의결 없이 자체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기금 중 내수 활성화 취지에 맞는 기금의 여유자금 5조∼7조원을 투입해 하반기 재정을 보강하기로 했다.

활용 대상으로 검토되는 기금은 국민주택기금과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중소기업 창업 및 진흥기금 등이다.

특히 국민주택기금은 임대주택사업자 지원금을 포함해 5조원 이상을 추가 집행해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올해 기금 운용 규모는 515조원이고 이중 국민주택기금은 46조원이다.

공공기관의 투자를 늘리거나 재정 집행률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넉넉하지 않은 재정을 보완할 수 있도록 민간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기위해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에 대한 민간 제안을 허용하기로 했다.

민간투자사업은 추진방식별로 BTL(임대형)과 BTO(수익형), 두 가지를 섞은 혼합형으로 나뉜다.

BTL은 민간이 공공시설을 지어 정부에 이를 임대해주고 시설임대료와 운영비 등을 받는 형식으로 시설 수요가 적어도 민간사업자가 큰 손해를 입지 않는 반면, BTO는 민간이 건설한 뒤 소유권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 넘겨주고서 운영만 하는 방식이라 운영수입이 적으면 투자비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

민간 입장에서는 BTL이 BTO보다 선호도가 높지만 정부는 BTL 사업 제안 남용을 우려해 그동안 민간제안 사업은 BTO에 한해서만 허용해왔다.

정부는 현재 국회에 BTL에 대한 민간제안을 허용하는 내용의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개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로 개정안이 하반기에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고령층의 소득 증대를 위해 생계형 저축의 비과세 한도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 중소기업 신용보증과 무역보험 지원금액을 늘려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하고 임금상승률이 최근 3년 간 평균 임금상승률보다 높은 기업에 대해 평균 상승률 초과분의 일정 비율을 세액 공제할 계획이다.

과다한 사내 유보금이 가계로 흘러갈 수 있도록 배당을 늘린 기업에 인센티브도 주기로 했다.

또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50∼70%로 금융권역별 차이가 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70%로 단일화하고 서울(50%)과 수도권(60%)에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도 60%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상장요건을 완화하고 기업공개를 유도하는 정책 역시 경기활성화와 맞닿아 있다.

기업공개에 나서는 기업에 대해 법인세 등 세금을 깎아주거나 신규 상장 중소·중견기업에 상속·증여세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상장 신청시 반기보고서 제출 부담 완화,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에 대해서는 재무상태가 부실해도 상장 허용, 최대 주주의 지분 매각 제한 기간 1년에서 6개월 단축, 특수관계인의 범위 축소, 코넥스 상장 후 2년간 안정된 경영 성과 보인 기업의 코스닥 이전 상장 허용 등을 하반기에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