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최근 3조원 잿팍 터트린 대우조선해양, ‘선박’ 아닌 ‘기술’을 세운다
2014-07-15 16:43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최근 조선업계 최고 잭팟으로 평가되는 ‘야말’ 프로젝트의 쇄빙선 9척을 수주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는 공장 규모에 걸맞게 곳곳에서 거대한 크레인들이 쉴새없이 대형 구조물들을 운반하고 있었다.
15일 오전 10시쯤. 부산역에서 차로 약 두시간여를 달려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옥포조선소를 찾았다. 서울 여의도의 약 1.5배 크기인 약 140만평 규모로 이뤄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는 드라이도크 2곳과 바다위에서 배를 건조하는 플로팅도그 4기, 육상도크 2곳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세계 최대규모인 900t 골리앗크레인 2기와 세월호 침몰 당시 긴급 파견된 3600t급 해상크레인 2기는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선박은 ‘피터 쉘테(Pieter Schelte)’로 명명된 초대형해양플랜트설치선(양동선)이었다. 길이 382m, 폭 117m, 높이 29m로 기존 세계 최대였던 ‘솔리테어’보다도 두 배 더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 설비는 해양구조물을 한 번에 들어 올려 운반하고 설치·해체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설비다. 올 3분기 중 선주사로 인도 예정인 이 설비는 바다위로 나가게 되면 가장 큰 규모의 선박으로 기네스북에 등제될 예정이다.
이날 가장 특이했던 풍경은 현대상선의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이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6년 현대상선을 보유한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간의 지분분쟁이 있었고 그 여파로 현대중공업이 아닌 대우조선에 선박 5척을 발주한 것”이라며 “총 5척중 마지막 선박이 올해 안으로 인도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술 배경에는 그간 대우조선해양의 LNG선 건조 노하우와 기술개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89년 LNG선 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LNG선 건조 사업에 뛰어든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전세계 조선소 가운데 가장 많은 총 89척의 LNG선을 건조한 바 있다.
최근 브라질 월드컵에 사용될 발전용 천연가스를 공급함으로써 주목을 받은 LNG-RV(LNG 재기화 선박)선을 세계 최초로 건조했으며 최근 아울러 대우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천연가스 재액화 장치인 ‘PRS(Partial Re-liquefaction System)’를 비롯해 선박용 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LNG-FGSS) 등 신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LNG선 1위 선사로써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