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판교·위례 신도시 등 주요 택지지구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권이 최고 2억원 가량 웃돈이 붙어 거래되면서 '당해지역' 청약자격은 로또란 말이 나오고 있다. 당해지역은 분양 당시 2년 이상 해당 지역에서 거주한 이들로, 청약에서 우선권이 주어진다. 이 때문에 위장전입이나 청약통장 불법 거래가 횡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1년 56.78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당해 마감된 '세종 더샵 센트럴시티'나 2012년 49.05대 1로 1순위 당해 마감된 '세종 힐스테이트'의 경우 프리미엄이 한때 1억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세종시내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분양권 시장도 주춤하지만 여전히 이 단지들은 5000만~7000만원 가량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세종시 도담동 M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 당시 프리미엄을 주고라도 입주하겠다는 대기수요가 워낙 많아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5000만원 버는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세종시의 경우 당해지역에 우선권이 있어 1순위 당해 마감될 경우 기타지역에는 당첨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다.

수도권 택지지구의 경우 지방과 달리 당해지역에 모든 가구에 대한 우선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당해지역일수록 당첨 확률이 높다. 경기도내 택지지구 분양의 경우 당해지역에 30%를 우선 배정하고 여기서 떨어질 경우 20%가 배정된 기타 경기지역 청약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여기서 또 떨어지면 나머지 50%가 배정된 서울·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 청약자와 경쟁하게 된다.

최근 전매제한이 풀린 수도권 택지지구의 경우 웃돈이 많이 붙은 단지들일수록 당해지역 경쟁률이 높았다. 위례신도시와 판교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 삼성물산이 분양한 '래미안 위례신도시'의 경우 1억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특히 가장 인기가 높았던 전용 124㎡ 테라스하우스의 경우 희소성이 높아 프리미엄이 1억5000만원까지 나간다. 같은달 분양한 판교신도시의 '알파돔시티 판교 알파리움'의 경우 주택형별로 5000만~2억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었다.

이에따라 당해지역 청약자격을 얻기위한 위장전입이나 불법 청약통장거래도 종종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예컨데 세종시 이전으로 분양권 프리미엄 효과를 확인한 대전·충청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이같은 불법행위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시에서 가장 입지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2-2생활권 분양이 올해 하반기 중으로 예정되면서 지역은 물론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 종촌동 H중개업소 관계자는 "2-2생활권에 관심이 워낙 많이 쏠려 이 지역에 있는 1순위 자격자 대부분에 청약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라며 "기타 지역에서도 관심이 많아 아직 청약 전이지만 벌써 프리미엄을 주고라도 입주하겠다는 대기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세종시내 1순위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 기준)은 8664개다. 여기에 2012년 7월부터 입주한 세종시 첫마을(2-1생활권)이 입주 2년이 지나면서 1순위 청약자격자가 총 1만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2-2생활권에 총 계획된 물량이 7490가구에 이르지만 1순위 청약에서 당해 마감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인근 분양권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세종시 당해지역 1순위 청약통장의 경우 청약가점에 따라 800만~1000만원 가량에 거래된다. 중개업자의 위험부담 수수료는 별개다. 청약통장 거래 자체가 불법이고 지자체의 단속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거래 자체가 많진 않지만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는 게 통장 거래업자들의 전언이다.

한 거래업자는 "청약통장 거래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진 못하고 일반 공인중개업소에 먼저 문의해오는 이들을 연결받아 거래한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단지에 대한 열기가 과도하면 분양권 거래에 거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일반적으로 프리미엄이 붙은 택지지구 단지는 입주 전까지는 계속 오르지만 입주 이후에는 시장과 주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