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전율 그 이상의 감동

2014-07-10 10:25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7월 8일 개막[사진제공=CJ E&M]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뮤지컬의 본고장인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한 소녀가 브로드웨이 최고의 스타로 탄생하는 과정을 그린 '브로드웨이 42번가'(연출 한진섭)가 개막했다. 영화 '42번가'(1933년)의 흥행 이후 1980년 뮤지컬 무대로 옮겨진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역사와 함께 성장했다. 국내에서 5번 공연되며 관객과 호흡했던 '브로드웨이 42번가'가 한층 성숙한 무대로 돌아왔다.

먼저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남경주, 김영호, 박해미, 홍지민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소름 끼치는 배우와 최우리, 전재홍, 이충주가 합류했다. 이들이 이끄는 열차에 신예 전예지가 탑승하면서 완벽 라인업을 구축했다. 박해미는 '브로드웨이 42번가' 한국 공연에서 빠질 수 없는 배우. 지금까지 모든 공연에 출연하면서 안방마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매 시즌 공연을 거듭할 때마다 업그레이드됐던 무대미술, 올해 공연에서도 잠시의 눈 깜박임도 허락하지 않는 화려한 비주얼로 꾸며졌다. 한진섭 연출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조명이나 배경, 작은 소품에까지 아이디어를 담았고, 관객은 다양한 볼거리에 한눈팔 틈이 없다.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 바로 탭댄스 군무다. 발부터 등장하는 오프닝 탭댄스 장면은 관객을 극 안으로 유도한다. 앙상블은 시즌을 지나오면서 향상된 탭댄스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들이 꾸미는 경쾌한 무대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탭댄서가 된 기분이 들 정도다.

입체적인 캐릭터 역시 공연을 보는 또 다른 재미다. 배우들은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연구의 연구를 거듭했다. 믿고 보는 배우 남경주와 박해미, 홍지민 그리고 혈기 충만한 전예지와 이충주, 최우리의 연기는 '브로드웨이 42번가'를 꼭 봐야 하는 이유다.

모든 게 완벽할 수만은 없다고 했던가. 빈틈없을 것 같은 '브로드웨이 42번가'에도 아쉬움은 있다. 다소 뻔한 줄거리 전개는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 브로드웨이 제왕으로 불리는 연출가 줄리안의 갈등과 고뇌, 여주인공 패기 소여의 좌절과 성공, 그리고 키다리 아저씨 빌리 로러 등 주인공이 이끄는 줄거리는 예상 가능하다. 패기 소여가 스타가 되는 여정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

이처럼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봐야 하는 이유는 많다. 선택은 관객의 몫이다. 전율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하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오는 8월 31일까지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