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과 관련해 하나은행 임직원 50여명이 내달 금융당국으로부터 무더기 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에 연루된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13개 저축은행도 제재를 받을 예정이어서 내달에도 금융권 징계 태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내달 제재심의위원회에서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에 연루된 하나·국민·농협은행 및 저축은행 임직원 100여명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기로 했다.

KT ENS 및 협력업체 직원들은 허위 매출채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금융권으로부터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받아 3000여억원을 갚지 않은 대출 사기사건을 일으키다 지난 2월 발각됐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에 대한 검사결과 KT ENS 대출 심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적발하고 김종준 하나은행장을 포함해 부실이 발생한 시점의 여신 관계자들을 모두 징계하기로 했다. 수년간 부실대출이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제재대상이 5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에 대한 검사를 모두 마치고 해당 금융사에 대한 제재 조치안을 만드는 과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나은행의 부실 대출액이 가장 많은 데다 수년간 이뤄져왔던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제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달 중 김 행장을 포함해 하나은행 임직원에게 징계를 사전 통보할 방침이다. 김 행장에 대해서는 주의적 경고 수준의 경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전해졌다.

김 행장은 하나캐피탈 사장 재직 당시 미래저축은행 부당 대출로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여기에 하나은행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도 내달 발표될 예정이어서 상당수 하나은행 임직원들이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와 종합검사 징계 등을 모두 포함하면 제재 대상자가 최대 100여명에 달해 각종 사건·사고로 징계를 사전 통보받은 KB금융지주·국민은행과 비슷한 처지에 놓일 전망이다.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 관련 징계에서는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13개 저축은행 임직원들도 제재를 받는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300여억원의 피해를 입었으며 △BS저축은행 △OSB저축은행 △현대저축은행 △인천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 △아산저축은행 △민국저축은행 △공평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등이 8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

KT ENS의 법정관리(기업회생작업) 신청에 따른 특정신탁상품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기업은행 등 4개 은행도 징계를 받을 예정이다.

또한 계좌 불법조회에 대한 신한은행의 징계도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