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이통 3사의 알뜰폰 진출이 달갑지 않은 이유
2014-07-08 15:21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KT와 LG유플러스가 8일 알뜰폰 시장 진출을 각각 선언했다. 진출방식은 계열사와 자회사를 통했지만 관련 업계는 양사의 직접진출로 해석한다. 이로써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텔링크까지 포함해 이통3사가 알뜰폰 시장에 모두 진입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기존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시선은 불편하기만 하다. 이날 중소 사업자들은 “시장 활성화를 기대한다”, “대형사들의 진출로 알뜰폰의 인지도가 올라갈 것” 등의 형식적인 환영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이는 대형사들이 막강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시장을 독식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이통사업자(MNO)들은 종종 자신들의 한계 원인에 자본력 부족을 꼽는다. 경쟁사처럼 막대한 보조금을 공급할 여력이 없다는 것을 돌려말하는 것이다. 이처럼 자금력으로 시장 순위를 다투는 이통3사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해 시장 질서를 흐릴 것이라는 것이 중소 사업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 중소 업체 관계자는 “SK텔링크 하나만 두고도 페이백 등의 이슈화가 될 정도로 대형 이통사의 알뜰폰 사업은 많은 이슈를 낳았다”며 “이제 이통 3사가 모두 진출한 이상 시장 질서 혼란은 안 봐도 뻔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중소 업체 관계자는 “알뜰폰 도입 초기의 취지를 살려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명분이 무색해졌다”며 “결국 알뜰폰도 소비자 편익보다는 대형 업체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전락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알뜰폰 시장은 지금까지 대기업 계열사들부터 중소 사업자들까지 모든 역량을 투입해 경쟁을 펼쳤던 시장이다.
대형 이통사의 가세로 한층 격화될 알뜰폰 시장 경쟁이 MNO와 같이 불법 보조금으로 흐려지는 곳이 아니길 바란다. 불법보조금은 건전한 시장 질서를 죽이고 다수의 고객에게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