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전략경제대화, 일본 "AIIB 협상에 주목" ... 해양패권 신경전
2014-07-08 14:25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미국과 중국은 9일에서 10일 베이징에서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갖는다.
이 대화는 양국의 현안을 각료급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이번 전략대화에서는 투자협정의 교섭추진 등 경제 분야에서는 원만한 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아시아 해양 패권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망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아시아에서 독자적으로 국제금융기관의 설립을 서두르는 것도 미국이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일 중국은 개혁의 실험장으로서 상하이에 ‘자유무역시험구’를 설치하고 외국 자본의 유입을 막는 규제 항목을 190개에서 139개로 줄여 미중 전략경제대화에 앞서 시장개방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남중국해 등 해양 패권을 둘러싼 마찰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AIIB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작년 10월에 구상을 제창하고 미국과 일본의 영향력이 강한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의 국제금융기관에 대항하기 위해 동남아 국가들과 중동 국가 등을 포섭해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에 대해 AIIB의 설립 명목은 ‘아시아의 인프라 정비’에 있지만, 중국의 해양진출 강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 시진핑 정권이 제창한 ‘21세기 해양 실크로드 구상’은 중국 연안부부터 남중국해, 인도양에서 중동 지역에 걸친 해양경제권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시진핑 주석은 지난 5월 방중한 이란, 스리랑카 등의 정상들에게 이 구상과 AIIB 설립에 대한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21세기 해양 실크로드’와 ‘AIIB' 구상은 자원을 수입하기 위한 해상교통로를 강화하는 중국의 전략이 나타나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의 원유 대외의존도가 60%에 달하고, 원유의 해상 수송이 대부분이 말라카해협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미국이 해상에서 봉쇄하면 중국경제는 말라버린다”는 위기감이 중국에는 강하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가운데, 중국이 AIIB를 통해 인도양에서 아시아 해역에 이르는 개발을 주도하고, 4조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외환준비고를 AIIB로 유입시킬 것이라는 중국의 의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중국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최근 일본, 미국, 유럽 등의 AIIB참가를 호소하면서 “중국의 AIIB 출자율이 50%에 달한다고 단정지울 수 없다”고 언급하고 있다.
한편 이 신문은 중국이 AIIB의 한국 참가를 위해 접근하고 있으나 미국이 제동을 걸어 박근혜 대통령은 AIIB 참가에 대한 태도를 보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