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의 한 수’ 이범수 “‘트랜스포머’ 이기면 기쁘겠죠”

2014-07-08 11:49

[사진=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배우 이범수(44)가 파격 변신을 했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신의 한 수’(감독 조범구·제작 메이스엔터테인먼트)에서 내기바둑판의 절대악 ‘살수’를 연기했다. 살수는 내기바둑판의 최고의 꾼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유린하고 즐긴다.

‘시체가 돌아왔다’(2012) ‘홍길동의 후예’(2009) ‘음란서생’(2006) ‘조폭 마누라3’(2006) ‘몽정기’(2002) 등에서 보여준 코믹연기와는 상반된 모습으로, 배우 이범수의 중독성을 키운다.

지난 1일 서울 논현동 카페에서 만난 이범수는 여전히 살수처럼 강한 눈빛을 발산했다.

“과거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살수는 저에게 큰 흥미를 느끼게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예전에는 상대배우의 리액션을 이끌어내는 연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제가 리액션을 해야하는 장면이 많았다”는 이범수는 “차분하면서 냉정한, 단세포같은 조폭 두목이 아니라 민첩하고 예민하게 자기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칼을 휘두르는 인물”이라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기존 악역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악역을 만들고 싶었어요. 비열한 나쁜 놈으로 보여야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까지 받았다니까요. 긴장을 했죠. 그래서인가, 현장에서 ‘쉬어가자’는 분위기가 없었죠. 저 스스로 원치 않았어요. 한 장면이라도 긴장이 풀어지면 안 되니까요. 방심은 금물이죠.”
 

[사진=영화 '신의 한 수' 스틸컷]

연기에 대한 열정은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겼다. 나체 연기도 불사했다. 먼저 아이디어를 내 온 몸에 문신을 새기기도 했다.

그는 “배우이기 때문에 나체신에 대해서도 자유로워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 순간 살수로 존재하고 싶었다. 깔끔한 양복을 입고 도시적인 외모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혐오스럽고 이질적인 전신문신을 하고 있는 살수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다운 말이었다. 스스로를 연기의 고수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범수는 “대학 시절 안성에서 통학을 할 때였다. 터미널 구두방에서 남자 두 분이 옥신각신 말다툼을 하고 계셨다. 구두약은 캥거루표가 좋다면서 구두굽은 어디가 좋다고 하시는 모습에서 ‘프로’처럼 보였다. 자기 일에 대한 소신과 자부심이 크게 느껴졌다. 그거야말로 장인정신이고 올바른 직업관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며 “그분이 바로 고수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도 배우로서 절대 하수이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참 행복했어요. 촬영 당시 최선을 다했기에 행복해요. 후회가 없었죠. 요즘 한국영화가 불경기라고 하죠. 해외 대작이랑 맞붙는 것에 대해서는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 편입니다만, ‘트랜스포머4’를 이긴다면 더더욱 기쁘겠죠? 하하.”

이범수는 요즘 기쁘다. ‘신의 한 수’가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와 대등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발표돼 있는 최신 데이터인 지난 7일을 기준으로 보면, 1일 관객 15만 7491명 기록하며 7만 256명을 불러들인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를 눌렀다. 우세가 계속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