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형 교육 위해 수능 문·이과 구분 폐지해야”
2014-07-08 06:00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포럼 개최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통합형 교육을 위해 수능 문.이과 구분을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교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내용․학습량․대입과의 상생을 위해’라는 주제로 새교육개혁포럼이 8일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대강당에서 주최하는 제2차 현장교원 중심의 교육과정 포럼에서 이같은 제안이 제기됐다.
현장교원 중심 포럼에서 대다수 참석자들은 대학 입시제도의 대대적 개편 없이는 교육과정 개편이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했다.
정경조 부천 계남고 수석 국어 교사는 미리 배포한 자료집에서 “국어는 전통적으로 문과생에게 필요하고 이과생은 수능 때문에 억지로 학습한다는 사고가 팽배해 있고 국어교과 내 세부 과목사이의 분절적 교과목 편성이 문제”라며 “국어과 학습 내용을 도구교과로서의 성격에 맞게 적정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인문학적 소양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편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바른 언어사용 등 학생 인성적 측면의 활용에 기여하도록 해야 하며 타 교과와의 통합‧융합적 측면에서 국어가 매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교수·학습과 배운 교육내용이 바로 평가로 연계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원춘 성남 창곡중 수석교사(과학)는 “고등학교마다 입시에 유리하도록 20% 증감운영 자율과정의 이름하에 국·영·수에 시수를 늘리고 탐구과목 시수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며 “융합과학 형태의 과학 교과는 수능에 미포함돼 학생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영수 이수기준을 줄이고 다양한 학습이 가능하도록 탐구과목 이수단위 높여야 하고 과학은 주제중심 프로젝트 학습을 위해 통합과학을 만들고 필수이수 시간 확보가 필요하다”며 “2020년 수능은 필수이수교과로 배운 통합교과를 대상으로 하고 선택교과는 대학별 고사로 치르도록 해야 하며 수능 문·이과 구분은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방호 전주영생고 수석교사(영어)는 영어교육의 방향에 대해 “영어교육을 표현기능 위주로 과감히 학습방법을 바꿔야 하고 학교생활기록부 대입 반영비율을 높히고 절대평가식 수능으로 변별력을 보완해야 한다”며 “제2외국어를 문·이과 통합 후에도 현행대로 선택교과로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준 서울 경기고 수석교사(사회)는 “통합사회·통합과학을 학생이 선호하는 주제중심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고 교과이기주의를 버리고 적어도 각각 1과목씩 축소가 필요하다”며 “통합사회·통합과학은 자격연수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에 대한 훈련 받은 사람이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덕 강원 사내고 수석교사(수학)는 “공통으로 배울 수학교육 내용의 학습량을 줄일 필요가 있고 산술, 방정식, 미적분 등 ‘내용을 이름으로’ 교과목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며 “문·이과 공통 수학교과 내용은 타 교과에 주로 사용된 수학개념을 중심으로 제시하고 이를 평가범위로 선정하는 한편 수능을 인문과 자연으로 구분하는 대신 진로와 대학수업능력에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준채 서울 무학여고 수석교사(역사)는 “필수학습요소를 추출해 이를 중심으로 내용요소를 적정화하고 대신 심화탐구 주제를 다수 제시해 학교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하도록 해야 하며 고교에서는 근현대사 비율을 60~70%까지 확대해 중학교와 차별화해야 한다”며 “한국사에 창의인성요소를 삽입하고 한국사 현장체험학습을 의무화하고 수능 한국사 시험의 패턴 및 난이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육과정학회가 주최하는 교육과정 전문가 포럼은 ‘국가 교육과정, 무엇을 왜 개정하는가?’라는 주제로 10일 이화여자대학교 교육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문․이과의 장벽을 허물고 2030년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창의적 융합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 내용과 수업 방법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교육과정과 대학 입시가 상생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교원 및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이뤄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이번 포럼에서 제시되는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 대한 전문가의 학문적 접근과 현장 교원 중심 포럼에서 제시된 의견을 수렴해 향후 교육과정 개정에 반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