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80% 예상실적 뚝… 어닝시즌 적신호
2014-07-07 16:55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 삼성전자를 필두로 8일부터 시작되는 어닝시즌에 적신호가 켜졌다. 주요 증권사가 2분기 예상실적을 하향 조정한 상장사는 5곳 가운데 4곳에 이른다. 대장주 삼성전자만 최근 실적 추정치가 20% 넘게 떨어졌다.
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주요 상장사 117개 가운데 75.2%에 해당하는 88곳은 최근 2분기 예상실적이 연초 대비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8조714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만 해도 10조1500억원을 넘었던 증권사 평균 예상치가 약 21% 곤두박질친 것이다. 일부 증권사 가운데에는 영업이익이 7조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는 곳도 있다.
스마트폰 매출이 부진했던 영향이 크다. 주요 증권사는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아이엠투자증권은 7일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목표주가도 170만원에서 143만원으로 내렸다. 6월 말에는 LIG투자증권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75만원에서 160만원으로, 리딩투자증권은 17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악재 반영으로 주가가 한동안 125만원에서 143만원 사이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며 "구조적인 요인으로 실적이 기대를 밑돌아 주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현대차를 비롯한 주요 수출주도 비상이 걸렸다. 원화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거래일 대비 1.60원 오른 1010.50원을 기록하며 1010원선에 겨우 턱걸이했다. 이달 한때 환율은 1008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런 영향을 반영해 2분기 예상실적이 각각 10%, 16%씩 하향 조정됐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완성차와 부품 생산량이 증가했지만, 원화강세로 실적 약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견조한 영업 능력을 감안할 때 2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약세를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주 가운데 S-Oil은 영업이익 예상치가 약 76% 하향 조정됐다. SK이노베이션 및 금호석유, 롯데케미칼은 각각 60%와 51%, 48%씩 떨어졌다.
운송‧건설주를 보면 현대중공업이 92%에 이르는 하락률을 보였다. GS건설(-74%) 및 대림산업(-35%), 삼성엔지니어링(-32%)도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코스피는 이날 2분기 실적부진 우려와 오는 1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옵션 만기를 앞둔 관망심리 속에 연사흘 약세를 이어갔다.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3%(4.54포인트) 하락한 2005.12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8거래일 연속 순매수했지만, 기관 매물 출회가 이를 상쇄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