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립식품, 40조 식자재 시장에서 CJ, 대상과 맞짱
2014-07-02 15:12
삼립식품은 식품유통법인 ‘삼립GFS’를 지난 5월 삼립식품에서 분할해 설립했으며,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내 식자재 시장은 40조원에 이르지만 대상베스트코, CJ프레시웨이 등 대기업은 일부에 지나지 않아, 승산이 크다는 판단이다. 특히 시장 규모는 날로 성장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삼립식품으로서는 공격적인 투자를 해볼 수 있는 분야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자재산업 시장 규모는 2005년 이후 연평균 16.4%씩 성장해 2012년 기준으로 96조90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형마트 시장 규모의 2.6배에 해당한다. 후발주자에게도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삼립GFS의 모태가 된 삼립식품의 식품 유통 사업 부문은 지난해에만 연 매출 84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2%의 성장을 이뤘다. 적자를 기록하던 부문 영업이익도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 향후 식자재 유통사업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삼립식품 관계자는 "식자재 유통 사업은 식품 유관 사업 부문 중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업 부문으로 분할을 통해 전문성을 높인 후 사업 효율을 제고할 것"이라며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신설법인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보냈다.
아직 대기업 진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시장이다 보니, 중소업자들과의 마찰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중소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진땀을 흘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2년 대상베스트코, CJ프레시웨이 등은 지역 유통상인연합회와 법적 공방까지 펼쳤다. 중기청에 접수된 식자재 관련 사업조정신청은 부산, 수원 등지에서 10여건이 넘었고, 일부 지역 상인들은 포크레인까지 동원해 대기업들의 영업장을 막는 등 갈등이 극대화됐다.
중소 상인들과의 협의를 통해 분위기가 진정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각 지역에서 마찰은 끊이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소상인을 중심으로 식자재 유통업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까지 진행되고 있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는 "대기업들이 돈 되는 식자재 사업에 뛰어들어 영세 상인들의 몫을 빼앗고 있다"며 동반성장위원회에 식자재업에 대한 중기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한 상태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삼립식품의 식자재 유통업 확대는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하지만 다른 기업들이 겪고 있는 중소상인들과의 마찰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