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 2분기도 저조한 성적표…"하반기엔 살아난다"

2014-06-30 15:26
정유 4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 예상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와 정유사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는 2분기 지속적인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정유사들의 실적 악화는 정제 마진은 물론 파라자일렌(PX) 공급 과잉 등으로 이익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원화 강세로 인한 환율도 변수로 꼽힌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와 환율을 고려한 수정 정제마진이 1분기보다 낮아졌다"며 "원화 환율이 하락하면서 정유사들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연구원은 또 "PX 평균 스프레드(제품 판매가와 원재료가의 차이)가 1분기 1톤당 321달러에서 현재 239달러에 머물고 있어 2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 1분기 매출 16조8899억원, 영업이익 2262억원을 기록했다. 석유사업과 석유화학 사업의 동반부진 속에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6.7%, 영업이익은 67.5% 감소했다.

삼성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을 전 분기 대비 67.1% 감소한 742억원으로 추정했으며, 교보증권은 이보다 낮은 312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정제마진 악화로 GS칼텍스가 2분기 572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하반기에 접어들며 3분기부터는 정유사들의 실적이 바닥을 치고 좋아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응주 연구원은 "정유사들이 지난 201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이는 바닥 탈출 시기가 가까워졌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3분기부터 PX 마진이 반등하는 가운데 화학 부문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며 "환율도 현재 1020원 내외에서 안정화되고 있어 추가 손실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유사들은 하반기 신사업을 적극 확대해 불황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오일뱅크는 비전 2020 선포식을 열고 기존 윤활기유와 유류저장 사업, 롯데와 MX 합작사업, 프로필렌 유도체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신사업을 기반으로 오는 2020년 매출 50조, 영업이익 2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며 "이를 위해 총 매출액에서 석유정제가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의 93%에서 60%까지 낮추는 등 사업 다각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