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환율‧원자재‧환경규제 첩첩산중
2014-06-29 07:00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산업계에 드리워진 경기 하강 기류가 심상치 않다.
세월호 사태로 인한 내수 침체에 이어 환율과 원자재 불안, 환경규제, 중국 리스크 등 걱정거리가 산적하다.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점쳐지는 마당에 국내 산업계는 오히려 역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경기 하방에 대비해 관계 당국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고 원화 강세 영향에 따른 다수 수출 업종의 실적 하향 전망이 나온다. 당장 2분기 당기순이익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많다. 추가 환율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장기적인 수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 하락은 어느정도 헷지가 가능하나 900원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불황형 흑자)나 외국인 자금 유입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자재 시장도 불안해 산업계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중이다. 최근 이라크 내전 악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가스공급 중단 등 지정학적 요인으로 유가가 급등했다.
국내 유가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한 때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며, 9개월만의 최고치를 갱신하기도 했다. 서부 텍사스유도 연중 최고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환율 하락에다 원자재가 급등으로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면 국내 수출 기업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여기에 올해는 통상임금 이슈로 인해 임금단체협상을 벌이는 기업들의 파업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 와중에 글로벌 환경규제까지 산업계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도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2009년 작성된 배출전망치를 기준으로 비현실적인 감축목표를 설정했다”며 “신증설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배출전망치 과소추정으로 업계에 과도한 감축부담을 줘 산업경쟁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의 먹구름도 짙어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경제는 내‧외수 경기가 동반 약화되는 가운데 그림자 금융 규제, 과잉산업 투자 억제 등의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경기 둔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도 차이나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 거기다 중국이 IT, 조선 등의 분야에서 한국을 빠르게 추격해 오며 수출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상반기에 한국 경제는 내‧외수 경기의 동반 부진으로 회복세가 일시적으로 정체되는 소프트패치 양상을 띠고 있다”며 “하반기에 내‧외수 회복이 지연되고, 대내외 하방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경기가 회복 경로에서 이탈해 다시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더블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약한 경기 회복력을 강화하는데 재정, 통화, 외환, 부동산 등의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