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개과천선' 종영…김명민이기에 가능한 김석주

2014-06-27 08:00

개과천선 종영[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개과천선'이 조기종영의 여파로 갑작스러운 막을 내렸다. 하지만 김명민이 최고의 배우라는 사실을 여실히 실감케 한 드라마였다.

26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극본 최희라·연출 박재범 오현종) 마지막회에서는 김석주(김명민)와 차영우 펌이 백두그룹 재판으로 다시 한 번 맞붙는 모습이 그려졌다.

400여개에 달하는 중소기업이 피해를 본 환율상품 관련 재판에서 씁쓸한 패배를 맛본 김석주는 국내 기업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그동안 앙숙이었던 백두그룹과 손을 잡았다. 변호를 위한 증거자료를 얻던 중 우연히 석주와 차영우(김상중)는 마주하게 됐고 이들의 눈에는 절대 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드러났다.

차영우는 미리 손을 써 김석주의 변호를 어렵게 만들었지만 앞서 한 번의 쓴맛을 본 김석주였기에 절대 실수하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 먹었고 결정적 증거를 찾아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결국 김석주는 기억이 돌아오지 않았지만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했고 아버지와의 관계도 개선해 나가며 마무리됐다.

다소 급하게 끝난 결말은 아쉬움을 남겼다. 에피소드와 러브라인은 어딘가 부족해 보였다. 결국 세태를 꼬집는 이야기로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던 '개과천선'은 조기종영이라는 큰 벽에 부딪히며 2% 부족한 마무리로 명품드라마에 오점을 남기게 됐다.

그럼에도 김명민의 열연은 단연 돋보였다. 거대 로펌의 뛰어난 변호사 김석주를 맡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정한 인물을 그려냈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를 겪은 뒤 기억상실증에 걸린 석주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약간은 모자라보였고 정의로웠고 인간적 면모도 보였다. 옳은 길을 걷게 된 그는 가슴 따뜻한 인간으로 변해 힘든 사람을 변호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변하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만 쉽게 변하지 않는다. '개과천선'은 김명민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편 '개과천선' 후속으로는 장나라, 장혁 주연의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방송된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착한 게 유일한 개성인 '부실녀'와 후세를 잇지 못해 후계자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초현실 완벽남'이 원치 않은 결혼으로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사를 겪으며 운명 같은 사랑을 깨닫게 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7월2일 첫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