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인가제 폐지 움직임 고조…‘개악인가, 개선인가’
2014-06-25 14:58
완전 신고제 도입 주장 대두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미래창조과학부가 통신요금 규제 개선 차원에서 인가제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해 동조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통신요금 인가제란 유무선 시장에서 점유율이 1위인 기업이 새 요금제를 내놓을 때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한 제도다. 이동통신에서는 SK텔레콤이, 유선통신에선 KT가 인가제의 대상이다.
인가제는 최근 몇 년 간 이동통신 업계의 해묵은 난제로 꼽혀왔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 ‘5대 3대 2’ 시장점유율의 고착화의 주된 이유로도 거론된다.
이 자리에서 미래부 측은 “소매 통신요금 규제를 완화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며 “우리나라에서도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인가제를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래부는 인가제 폐지 및 신고제 보완, 완전 신고제 전환, 인가제 보완 등 3가지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후 규제는 결국 과징금을 의미하는 것인데 이는 이미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체관계자는 “전기통신사업법의 금지행위 유형의 제재 조치로 이미 명문화돼 있는 사항을 신고제에 덧붙여 이중 규제를 한다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이동통신 시장 형성기에 경쟁 활성화를 위해 사업자 관점에서 제정된 규제로 이미 유효경쟁이 자리 잡은 현재 시점에서는 불필요한 규제”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인가제 폐지 움직임이 활발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주당 시절인 지난 2월 요금경쟁을 통한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유도를 공약으로 발표했고,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정부의 규제 개혁 정책에 따라 폐지가 필요한 대표적 규제로 인식됐다.
하지만 인가제 폐지를 둘러싼 업체들 간의 입장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전면적 요금인하 경쟁을 벌일 경우 매출 감소로 주주들의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 등 후발주자들은 기본적인 가입자수 차이로 인해 요금제 경쟁보다는 ‘보조금 출혈’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된다. 양사는 인가제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일각에서는 현재 1위 사업자의 요금을 규제하는 방식보다는 새 요금제를 정부에 신고만 하면 시행할 수 있는 완전 신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신고제를 도입하게 되면 통신사업자 요금 출시 기간이 단축돼 건강한 요금 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다”면서 “MVNO 알뜰폰 사업자 시장 안착, 3위 사업자 가입자 증가(1000만 돌파) 등 시장경쟁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품 서비스 경쟁으로의 전환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