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게임사 경영전략, 한우물 vs 다각화…누가 웃을까
2014-06-25 13:53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국내 게임사들의 경영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 E&M 넷마블을 필두로 게임빌, 컴투스, 블루홀스튜디오 등이 개발 및 퍼블리싱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우물’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 NHN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넥슨, 엔씨소프트 등은 다양한 사업에 투자하며 수익 모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 가지 경영전략 모두 뚜렷한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트렌드에 휘둘리지 않고 자사의 역량과 경쟁력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을 통해 지속 성장을 모색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게임으로 위기 돌파, 노하우 및 인프라 확보에 ‘주력’
넷마블의 ‘한우물’ 전략은 지난 3월 텐센트로부터 5억달러(약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정점을 찍었다. 거액의 투자금으로 게임사업 단독법인인 CJ넷마블 출범이 가능해졌으며 세계 최대의 게임 시장을 보유한 중국 진출 역시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
게임빌과 컴투스의 행보도 흥미롭다. 지난해 10월 송병준 대표가 컴투스를 인수하며 ‘한지붕 두가족’이 된 양사는 사업 다각화보다는 개발과 퍼블리싱에 주력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블루홀스튜디오의 성과도 눈길을 끈다. 대작 온라인 MMORPG ‘테라’로 유명한 블루홀은 지난 23일 IMM인베스트먼트와 프리미어 파트너스 등 2개 투자사로부터 13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게임과 관련된 대부분의 투자가 모바일에 집중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개발, 특히 온라인게임 개발에 매진하는 블루홀의 사업 전략이 대규모 투자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현재 블루홀은 2편의 신규 온라인 MMORPG를 개발중이다.
◆신동력 확보 위한 결단, 새로운 ‘금맥’ 찾는다
‘다각화 전략’을 대표하는 기업은 단연 NHN엔터테인먼트다. 지난 5월 30일 약 600억원에 데이터베이스 보안 업체인 피앤피시큐어를 인수한 NHN엔터는, 6월 1일 티켓 예매 사이트인 티켓링크의 인수로 마무리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유통 및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어커메이트, 비3스타즈, 온트레이드 등에 연이은 투자를 진행한바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 소루션 업체인 고도소프트 인수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웹보드 게임 규제로 인한 심각한 타격을 입은 NHN엔터는 게임이라는 틀을 벗어나 다각적인 사업 추진으로 신규 매출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자사의 IT 인프라와 사업 노하우와 연관성이 높은 신규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업계의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국내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넥슨와 엔씨소프트도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넥슨의 경우 지주회사 NXC가 노르웨이의 명품 유모차 브랜드인 스토케를 지난해 약 5000억원에 인수한바 있으며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 웹툰 서비스 업체인 레진엔터테인먼트에 50억원을 투자해 이목을 끌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우, 즉각적인 수익 확보를 위한 선택이라기 보다는 유망한 업종에 미리 투자해 미래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지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게임사들의 ‘한우물’ 및 ‘다각화’ 사업 전략은 각 기업의 자본 규모나 사업 방향성은 물론, 준비중인 신작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느 쪽이 옳다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게 업계의 반응이다.
다만, 최근 불거진 몇몇 사례에서 보듯 가망성 없는 사업에 ‘올인’하는 무모함이나 성급한 사업 확대는 심각한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사의 특성을 반영한 신중한 액션 플랜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