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군 골프장은 체력단련장으로 변신해야

2014-06-24 15:30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캐디 없애고 수동카트 쓸때
본연의 목적을 살리면서
여론의 지지도 받을수 있어”



군(軍) 골프장들은 군의 체력단련장이라고 불리길 원한다.

체력단련장이라는 것은 글자 그대로 체력을 단련하는 장소인데, 군 골프장이 체력단련장으로 제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변신이 필요하다.

군 골프장은 총 33개소가 운영중이다. 18홀짜리 8개소, 15홀 1개소, 9홀 23개소, 6홀짜리 1개소 등이다.

운영기관별로는 공군이 14개소로 가장 많고 육군 10개소, 해군 5개소, 국방부 4개소 등이다. 군 골프장의 주된 목적은 강한 체력을 요구하는 군인들에게 평소 체력을 단련하라는 것이다.

군 골프장을 이용한 골퍼들은 지난해 157만명에 달했고 그 중 절반이 민간 골퍼들이다. 태릉골프장(18홀)의 입장료를 보면, 군인들은 18홀 1라운드에 3만3000원으로 민간 회원제골프장의 회원 수준을 받고 있다.

민간인들은 주중 14만원, 토요일 16만5000원으로 수도권 퍼블릭골프장의 토요일 입장료 19만3000원(주중 14만1000원)에 비해서는 14.5%가 싸다. 이로써 골프대중화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국가를 지키는 군인들에게 값싼 입장료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군인들의 입장료 수입만으로는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민간 골퍼들에게 높은 입장료를 받고 면세혜택을 받기 때문에 흑자를 유지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들 군 골프장들이 체력단련장이라고 부르면서 캐디의무제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18홀 1라운드당 팀당 캐디피는 대부분 10만원으로 민간 골프장의 12만원보다는 싸다.

체력단련장이라면 캐디없이 ‘셀프 플레이’를 하면서 카트도 전동 승용카트 대신에 수동카트를 사용하는게 합리적일 것이다. 체력단련장이라면서 캐디를 의무적으로 배치하고 전동 승용카트를 타면 운동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이런 행태 때문에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이 발생했을 때나 지난 4월16일 세월호 침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여론의 지탄을 받은 것이다. 만약 ‘노 캐디’로 운영을 했었다면 여론의 질타는 덜했을 것이다.

민간 골프장들의 팀당 캐디피는 큰 폭으로 올라가고 있다. 팀당 캐디피가 12만원인 골프장수가 전체 342개소(18홀 이상)중 62.6%인 214개소에 달하고 있다. 수도·강원·충청권 골프장 대부분은 이미 12만원으로 인상됐고 영·호남권 골프장까지 확산되고 있다.

전국 골프장의 평균 캐디피는 회원제가 11만6400원, 퍼블릭이 11만2700원으로 전년동기보다 각각 9.0%, 12.7% 올랐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군 골프장의 캐디피도 12만원 시대가 올 것이다.

군 골프장이 군인들의 체력단련장소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 캐디, 수동카트(또는 1인용 전동카트) 사용을 의무화해야 할 것이다.

이런 조치들을 취하게 되면 군 골프장들의 이미지가 개선되고 민간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줄 것이다. 그와 동시에 민간 골프장들의 캐디난을 덜어주면서 정부의 골프대중화 정책에도 부응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