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일본 정부가 일본군의 위안부 동원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 담화가 한·일 정부 간의 문안 조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것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사설을 통해 비판했다.

NYT는 22일(현지시간) ‘일본의 역사 눈가리기’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일본 정부의 이번 보고서 발표에 대해 “경제 규모 세계 3위의 민주국가로서 일본은 과거를 고쳐 쓰려는 것처럼 보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NYT는 “아베 신조(사진) 일본 총리는 고노 담화 검증을 지시해 전쟁 피해자를 부당하게 대하는 한편 편협한 민족주의적 정치집단에 영합해 일본에 해를 끼쳤다”며 “국가 간 관계에서, 특히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협의는 필수적(crucial)이고 대화가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인들에게 이번 검증 보고서는 일본이 사과를 진지하게 여긴 적이 없었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NYT는 “일본 민족주의자들은 틀림없이 (한국에 대한) 사과를 철회하라고 정부를 압박하는 데 검증 보고서를 활용할 것”이라며 “이번에 아베 총리는 ‘(과거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잘못됐다는 것을 일본과 세계에 분명히 했다”고 역설했다.

또한 “지금과 같은 아베 총리의 태도는 지역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려는 일본에도 방해되고 있다”며 “무력 분쟁 중 발생하는 성폭력에 국제사회가 점점 더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은 군 위안부 사안으로 일본이 문제를 제기하기에 특히 어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아베 총리의 동생 기시 노부오 일본 외무성 부대신이 이달 런던에서 있었던 국제회의에서 “성폭력은 범죄이고, 가해자 면책 문화를 없애고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을 상기시키며 사설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