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 잡아라…짜먹는 아이스크림 전쟁
2014-06-23 15:52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아이스크림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올해는 펜슬형 아이스크림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간 1조6000억원 가량의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펜슬형 아이스크림은 약 2300억 원으로 해마다 그 규모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명 '쭈쭈바' 형태의 펜슬형 아이스크림은 다른 형태의 아이스크림보다 매출 신장률이 두드러진다.
콘·컵 형태의 아이스크림이 연평균 0%와 -5%로 마이너스 성장한 반면 펜슬형 아이스크림은 5% 이상 성장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급형 펜슬 아이스크림으로 불리는 '치어팩' 아이스크림의 인기는 단연 눈에 띈다.
치어팩은 입구가 펜슬형처럼 좁고, 몸체는 사각형 비닐주머니 모양이다. 롯데제과의 '설레임'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지난 10년 동안 10억개 이상 판매됐다. 국민 1인당 20개씩 먹은 셈이다.
이처럼 매년 5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존 튜브형 제품이 갖고 있는 한계성을 극복하고 편의성을 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존 튜브형 제품 대부분은 아동 취향에 맞춰 설계됐다. 하지만 설레임은 이 한계를 극복하고 포장을 폴리에틸렌 재질의 치어팩 형태로 만들어 고급화를 추구했다. 동시에 주무르면서 시원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성인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포장 입구도 열고 잠그기 쉬운 마개를 부착해 적정량을 편리하게 짜먹을 수 있게 하는 등 휴대성과 보관성을 살린 점도 주효했다. 이로 인해 설레임은 전체 치어팩 아이스크림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같은 설레임의 독주에 맞불은 놓은 곳은 빙그레다. 빙그레는 바와 콘 형태로 출시되던 '요맘때'를 치어팩 형태로도 출시, 설레임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1억원, 2012년 18억원, 2013년 23억원 수준으로 매출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9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도 도전장을 던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발효유 '세븐'을 치어팩 형태의 '얼려먹는 세븐'을 출시, 빙과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출시 1년 만에 약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셀레임의 자리를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한국야쿠르트는 새로운 맛의 신제품을 출시해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올해 3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유지방이나 트랜스지방 등을 함유하고 있는 기존 아이스크림에 비해 프로바이오틱스를 함유한 건강한 빙과류라는 점을 내세워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업계 관계자는 "펜슬형 아이스크림 시장의 꾸준한 성장으로 빙과업체들의 공략이 거세다"며 "특히 성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치어팩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