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문창극 이러지도 저러지도...' 거취 안갯속
2014-06-23 11:52
아주경제 주진 기자 =친일 사관 논란에 휩싸인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거취가 여전히 '안갯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 23일로 사흘째를 맞았지만, 문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재가나 지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 등의 선택지 가운데 아직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다.
야당은 박 대통령의 지명철회나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현재까지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자와 관련한 특별한 움직임을 말할 게 없다"고만 언급했다.
주말 내내 자택에서 두문불출한 문창극 후보자도 이날 오전 출근하면서 "아무런 할 말이 없다"며 "조용히 제 일을 하면서 기다리겠다"고 말해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혔다.
문 후보자는 또 기자들이 "청와대와 조율을 한게 있는가"라고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여권은 여러 경로를 통해 자진사퇴를 강하게 설득 중이지만 문 후보자는 명예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안팎에서 들리는 말을 종합하면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21일 밤 이후로 다양한 루트를 통해 문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강하게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문 후보자가 자진사퇴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버티고 있다는 설이 많다. 특히 지난 주말을 전후로 사회 일각에서 문 후보자에 대한 동정론과 인사청문회 개최론이 나오면서 문 후보자 거취정리가 더욱 꼬이고 있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사태가 길어지면서 부담은 오롯이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이 지명한 총리 후보자의 거취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함으로써 국정수행 지지도가 추락하고 이미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받은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문 후보자가 끝내 자진사퇴를 거부하면서 청와대가 임명동의안 재가냐, 지명철회냐의 막다른 선택에 내몰릴 가능성마저 다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