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매년 반복되는 '개문냉방' 영업
2014-06-23 07:54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때 이른 무더위로 올 여름 전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커진 가운데 길거리 매장의 에너지 낭비가 여전히 심각한 모습이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명동·강남 등에 출입문을 열어 놓은 채 에어컨을 틀고 영업하는 매장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숍뿐만 아니라 SPA 브랜드, 스포츠 브랜드, 신발 편집숍 등 대부분 매장이 ‘개문냉방’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낮 최고 기온이 30도에 이르는 요즘 명동이나 강남역 거리를 걷다보면 갑자기 느껴지는 찬바람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매장 바로 앞도 아니고 5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찬기운을 느낄 정도니 전력 사용량이 대충 짐작된다.
실제로 일부 매장은 입구 바로 위에 에어컨을 2~3대씩이나 설치하고 있었다. 실내 온도를 19도에 맞춰놓고 있는 곳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에너지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문을 열고 냉방을 하면 닫을 때보다 3.4배의 전기가 낭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년째 정부가 여름철과 겨울철에 단속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개문냉방 영업 금지 기간 처음 걸리면 50만원, 두 번째는 100만원, 4회 이상이면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하지만 해당 기간에만 잠시 수그러들뿐, 집중 단속 기간이 지나면 다시 문을 열어 놓고 냉방기를 가동한다. 한 로드숍 관계자는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 고객을 한명이라도 더 끌어들일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문제는 갈수록 여름이 빨리 찾아오고 기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낭비가 일년 내내 반복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단속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결국 이들 로드숍들이 자체적으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