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성장 둔화 조짐…한국경제 대외변수 재발되나

2014-06-19 10:11
환율·국제유가·미국 금리 등 위험요소 확대
한국, 내수 이어 수출 불안감 가중…2기 경제팀 부담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가의 성장 둔화 조짐이 감지되면서 한국경제 대외변수가 재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내수 부진에 이어 우리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마저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19일 정부와 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주요 3국의 경제 성장률 둔화와 환율, 국제유가, 미국 기준금리 조기 인상 등이 겹치며 한국경제에 위험요소가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외변수가 줄었지만 최근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다시 위험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번 대외변수는 세월호 사고 이후 침체된 내수 시장과 더불어 수출 전선도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 해야 한다는 견해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에서는 주요국 경제성장률을 줄줄이 끌어내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도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의 경우 중국과 미국, 일본 등 주변국이나 동남아시아와 같은 개발도상국과 상당한 연관이 있어 세계경제 성장률 예상치가 하향 조정되면 동반 하락으로 조정될 가능성도 높다.

주목되는 부분은 IMF가 오는 7월 세계 및 주요국 경제 전망에 앞서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0%로 대폭 낮춘 것이다. 혹한과 한파로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로 뒷걸음질한 것이 반영됐다.

또 OECD는 지난 5월 일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개월 전 1.5%에서 1.2%로 0.3%포인트 하향조정한 바 있다. WB는 지난 10일 올해 개발도상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에 발표한 5.3%에서 4.8%로 내렸다.

정부 관계자는 “통상 IMF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전제로 성장률 전망치를 낸다”며 “IMF가 하향 조정에 나선다면 다음 달 초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통해 다시 발표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외 위험요소가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한국경제는 내수와 수출 양날개가 꺾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개각 후 새롭게 출범하는 2기 경제팀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경제팀을 이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대외 여건에 대해 정부 관리를 강조했던 이전과 달리 지명 이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 내정자는 “지금까지 수출해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니까 국민이 구매력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고환율을 강조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경제가 성장해도 국민에게 돌아오는 게 없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고 언급했다.

환율 속도 조절 등 미세 조정은 하겠지만 기업 수출을 위해 무조건 고환율 정책을 펴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 등으로 경기가 둔화하면 경기 부양책을 사용할 여지는 남겨 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수 부진과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진 만큼 단기적으로 경기부양, 중장기적으로는 체질 개선에 나설 때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