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영국 총리, 24조원 규모 26개 항목 경제협약 체결
2014-06-18 10:07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과 영국이 24조원 규모의 경제협력방안에 협의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을 공식 방문 중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영국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140억 파운드(약 24조원) 규모의 경제협력 방안에 협의했다. 이날 양국은 에너지와 금융영역을 핵심으로 한 26개 경제 항목 협의안을 체결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 총리는 상업·경제·무역에서부터 문화와 외교분야에 이르기까지 동반자 및 협력관계를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또 내년 말까지 무역 목표액을 1000억 달러로 설정하고, 영국의 기술력과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적극 활용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로 협의했다.
이번 140억 파운드 경제협력 논의에서는 구체적인 기업간 투자 협력 방안이 발표됐다.
영국 에너지회사 BP와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20년간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하는 20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중국은 지난달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가 러시아 가스프롬과 4000억 달러 규모의 LNG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 대규모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이끌어내게 됐다.
캐머런 총리는 "최근 18개월 사이에 진행된 양국의 경제협력은 과거 30년간 진행된 것 보다 더욱 많은 진전을 보인 것"이라며 "유럽에서 가장 개방된 투자 환경을 통해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리 총리는 "영국은 중국의 중요한 파트너이며, 영국은 선진국으로서 중국은 최대 개발도상국으로서 협력의 여지가 많다"면서 "양국의 협력 및 우호 관계를 강화해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영국의 투자유치 기대에 부응하듯 대규모 투자 선물을 공개했다.
중국은 이날 회담을 통해 중국개발은행(CDB)이 영국의 차세대 인프라 사업인 고속철과 원전 건설에 참여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영국 런던에 위안화 청산·결제 거래소도 설립하기로 했다. 이로써 중국 내 2위 은행인 중국건설은행(CCB)이 영국의 첫 번째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됐다. 이번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지정으로 영국이 역외 위안화 거래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데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홍콩을 거치지 않고 중국건설은행을 통해 바로 위안화 거래를 할 수 있어 거래의 효율성과 유동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은 또 1980년대 이후부터 실행된 영국산 소고기와 양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풀고, 1억2000만 파운드 규모의 시장을 중국에 개방키로 했다.
영국 측은 이에 화답하듯 자국의 첨단기술 및 창조경제 기업의 중국 진출을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아울러 중국 관광객과 기업인에 대한 비자 규정을 완화해 지금까지 제한적으로 허락해왔던 유럽 비자 신청서와 동일한 양식으로 바로 영국 비자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전 중국인에게 확대키로 했다. 또 중국인이 24시간내 특급으로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신청제도도 오는 8월중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