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금감원, 검사·제재권한 '마찰'
2014-06-18 07:49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대해 '신속보고제도'를 도입한 게 특징이다. 신속보고제도는 금감원이 검사 결과 금융기관 건전성 저해, 금융소비자 피해 등의 우려가 있을 것으로 판단될 경우 금융위에 보고토록 한 것이다.
지금까지 금감원은 중대 사안이 발생해도 검사 결과 후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친 뒤 금융위에 보고했다.
또한 개정안에는 금융위가 금감원 대신 중징계 사안에 대한 사전 통보와 의견 청취를 직접 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금감원이 사전 통보 및 의견 청취를 실시해왔으며 금융위는 금감원의 보고 내용을 토대로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했다.
더불어 제재 예정 내용 등을 타인에게 누설할 경우 징역형에 처하기로 했으며 금감원의 검사 기본 방향과 대상기관, 목적, 범위 등을 보고토록 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금감원의 검사 정보에 대해 즉각 정책적으로 대응하고 제재 절차의 정당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감원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검사에 개입하는 등 검사권을 견제하려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위와 금감원은 감독체계 및 제재 권한 등을 두고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어왔다.
금융위가 2010년 금감원장에게 부여된 은행 제재 권한을 모두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하자 금감원이 이에 반발한 바 있다.
2011년에는 금융소비자보호원 설치와 관련해 갈등구도가 형성되자 김석동 당시 금융위원장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금감원의 제재권을 약화하고 예산 및 금융사 검사 권한을 금융위가 가져가는 내용이 금소법 초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자 금감원이 반발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금융소비자보호처 분리 및 금융사 제재권 문제로 촉발된 감독체계 개편과 관련해 마찰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