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기' 서울시-강남구 구룡마을 개발 갈등 2차전 시작(종합)

2014-06-12 10:11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사업시행방식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강남구가 갈등을 빚고 있는 무허가 판자촌 '구룡마을 개발' 싸움이 2차전으로 돌입하는 양상이다.

이번 논란을 가중시킨 민선 5기 박원순(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과 신연희(새누리당) 강남구청장이 나란히 '집권 2기'에 성공하며 '네탓 공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감사원에 직접 감사를 요청했고, 감사원이 해당 절차를 밟으면서 문제는 수면 아래로 잠시 가라앉았다. 하지만 6·4 지방선거와 맞물려 감사원의 발표가 늦어지면서 강남구에서 먼저 포문을 열었다.

12일 강남구는 서울시가 구룡마을 대토지주(주택건설사업자)에게 주택용지를 공급키로 한 비공개 회의문서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특혜를 주는 환지방식을 당장 철회하는 한편 전면 수용·사용방식으로 개발하라고 주장했다.
 
SH공사가 작성한 2012년 12월 '제17차 정책협의회' 자료를 보면, 환지계획안과 함께 특정 대토지주에게 5만8420㎡ 규모의 주택건설용지를 공급토록 한 내용이 담겼다.

자료에서 해당 주택건설사업자는 100필지, 10만96㎡ 면적의 땅을 편입시키는 한편 향후에 5만8420㎡ 주택용지를 돌려받도록 명시됐다.

그야말로 토지주 뜻대로 개발하도록 규정, 막대한 개발 이익을 남길 수 있도록 문서에 담은 것이라는 게 강남구의 주장이다.

강남구 주택과 담당자는 "서울시가 관할 자치구를 배제한 채 환지방식을 결정한 것도 인정할 수 없지만 대토지주에게 주택용지를 공급해주는 협의양도인 택지공급방안에 대해 특혜의혹 역시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서울지역 최대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 개발은 2011년 서울시가 수용·사용방식 방침을 알리면서 본격화됐다. 하지만 1년 6개월 뒤 환지방식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등 시행방식 변경으로 강남구와 마찰이 생겨 2년 가량 표류 중이다.

수용·사용방식은 해당 토지를 개발한 뒤 토지주들에게 현금으로 보상해주는 것이다. 반면 환지방식은 토지주 뜻대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서울시측은 해당 자료는 검토안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SH공사에서 가감정을 해본 결과 대토지주 A씨 조차 개발이익이 0.1% 수준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룡마을은 오는 8월 2일까지 개발계획이 승인되지 않을 땐 개발계획구역 지정이 해제, 개발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0일 가진 '집권 2기 구상' 기자간담회에서 구룡마을 개발을 둘러싼 '제3의 대안' 마련을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