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사이버안전국 출범

2014-06-11 18:04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사이버안전국으로 격상돼 공식출범을 선언했다. 

급증하는 사이버범죄에 대응, 사이버수사 조직을 대폭 강화하기 위함이다.

사이버안전국은 기존 64명 규모의 사이버 테러대응센터 조직을 111명으로 확대 개편한 것이다.


센터에서 국으로 격상되면서 조직체계도 정비됐다. 기존에는 수사국 내 1과 4팀 64명이었으나 사이버안전국은 강성복 국장 체제로 2과 1센터 12팀 111명으로 확대돼 세분화된 수사체계를 갖게 됐다. 정책 부분에 대해 다루는 사이버안전과, 실제 수사에 투입되는 사이버범죄대응과, 디지털 증거나 악성 행위 수법을 분석하고, 대비책을 만드는 디지털포렌식 센터로 구성된다.

지방 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의 사이버 수사를 지휘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도 맡게 된다.

경찰은 사이버 수사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현재 30%에 머물러 있는 전국 경찰 관련 부서의 정보기술(IT) 전공자 비율을 2018년까지 50%로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사이버안전국 출범에 따라 서울과 부산, 경기, 대구, 인천지방청의 사이버수사대도 사이버안전과로 격상시킬 예정이다. 사이버 범죄 예방에 민간이 협력하는 방안도 다수 포함됐다.

경찰청은 국가기관에 대한 디도스 공격이나 조직적 인터넷 사기 등 주요 사이버 범죄 신고 유공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찰청 훈령인 ‘범죄신고 등 보호 및 보상에 관한 규칙’을 개정을 추진 중이다.

또 음란물 모니터링 수준에 머물렀던 민간 사이버 명예경찰 ‘누리캅스’의 기능을 사이버 안전 위해 요소에 대한 감시로 확대해 자율방범대와 비슷한 성격의 조직으로 발전시킨다는 복안이다.

누리캅스는 2007년 IT업계 종사자 등 일반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명예경찰로 지난 해 말 기준으로 884명이 활동하고 있다.

경찰은 사이버 범죄 증거 분석력을 높이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디지털 증거 연구소’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연구소가 만들어지면 전국 거점별 연구분소를 세워 국가기관이 공동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처럼 경찰은 수사인력을 대폭 확대해 업무 전문성을 높이면서, 민간 사이버 자율방범대를 운영하고, 관련 예방정보를 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인 '사이버캅'을 제공하는 등 '예방'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사이버캅이라는 앱을 통해 경찰에 신고된 인터넷 사기 관련 전화번호, 계좌번호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청은 그동안 스팸전화 차단 외에 범죄 관련 정보까지 조회해 볼 수 있는 앱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이버캅을 설치한 사용자에게 전화나 문자가 오면 인터넷 사기 범죄에 악용된 번호인지 여부가 통화화면에 표시된다. 인터넷 물품 거래시 판매자 ID, 계좌번호, 휴대폰 번호 등이 사기에 악용된 적이 없었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앱은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돼 있으며, 이달 말 중으로 애플 앱스토어에도 무료로 배포된다.

추가로 경찰 사이버안전국은 2018년까지 사이버범죄 대응 요원 중 IT전공자 비율도 현재 30% 수준에서 50% 이상으로 확대한다. 디지털포렌식, 악성코드 등 분야별 교육프로그램을 내실화하며, 민간 디지털증거분석전문가들을 특별채용해 전문성을 높인다. 

아동음란물, 해킹,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봇넷(좀비PC네트워크) 프로파일링 시스템 등 전문시스템을 신규 구축해 범인 추적체계도 강화된다. 확보된 디지털 증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디지털증거분석관 윤리강령, 디지털증거 취급 및 처리규칙도 마련된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기본 수사를 통한 후속조치에 머물렀던 사이버 범죄 수사를 예방 및 피해 방지로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경찰 조직 뿐 아니라 민간과도 유기적으로 연계해 사이버 안전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