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고>세월호와 호국보훈의 달

2014-06-11 16:10

2014년 6월. 더 없이 슬프다.

잔인한 달 4월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침통에 빠져 여전히 앞이 보이지 않는 혼란한 6월이다. 총리가 사퇴하고 대통령이 4차례나 사과하는 초유의 사태가 급기야 국가개조라는 국민 공감대를 끌어낸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도 그 끝이 미덥지 못함은 왜 일까?

지난 20여 년 동안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참사와 같이 반복되는 분위기가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 때문일까? 이번에도 여지없이 각계각층 온 국민들이 서로 앞다퉈 사전예방과 대처에 무기력했던 정부를 비난하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각종 대책을 주문했다.

거의 2~3개월 가량을 국가와 전체 국민들은 세월호에 갇혀 멘탈 붕괴 상태를 맞았다. 회복기미를 보이던 경제도 가라앉았다. 누구도 말을 못하고 눈치만 보는 상황이 아직도 여진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이처럼 재난사고로 온 나라가 마비될 지경이라면 '만일 더한 국난사태 위기가 발생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소름끼친다. 우리는 여전히 북한과 끝나지 않은 전쟁상태에 있다. 북한 김정은의 남침야욕은 핵으로 무장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는데도 언제부턴가 굳어져버린 안전불감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속보가 TV와 라디오 인터넷뉴스 등을 통해 알려졌을 때도 당시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로 북한 핵실험이 아닌 유명 화장품이 1위를 차지한 것은 큰 충격이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바로 북쪽에서 위험한 핵실험을 했다는데 인터넷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핵실험이 아닌 유명화장품 할인행사에 관심을 쏟았다는 것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할 문제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여러 차례 도발과 위협에 따른 학습효과로 인한 ‘성숙한 시민의식’이라고 하지만 그건 정확한 팩트를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극히 위험한 생각이다.

있어서는 안 되지만 만일 북한 김정은이 우리 쪽에 핵폭탄을 떨어뜨리면 광속에 가까운 속도의 열과 빛으로 인해 1㎞내에 있는 모든 물체는 녹아서 증발할 것이다. 열과 빛을 직접 쐬지 않더라도 수십, 수백 킬로미터까지 이동하는 방사능으로 인해 사실상 한반도에는 인간이 살 수 없게 될 것이다.

그저 ‘막연하게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 할 거다. 설마 핵을 사용하겠나’ 라는 생각은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무지에서 비롯된다.

춘추시대 제나라 전양저는 “비록 천하가 편할지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태로워진다”고 했다. 이는 지금도 적용되는 말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 세대들은 6.25전쟁이 어찌 발발됐는지, 전쟁으로 인한 피해와 유엔국들의 도움, 북한의 실상, 북한의 전략과 전술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관심조차 없다는 것이다. 교육이 잘못되었거나 소홀히 다뤄진 결과가 아닐까 한다.

세월호의 교훈은 사고를 당하지 않기 위해 사전에 철저히 예방하는 것이다. 안보 또한 같은 논리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북한의 실상과 전략전술, 안보태세 확립을 위해 우리가 해야할 것들을 전 국민들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안보불감증의 끝은 대한민국호의 침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최소한 6월만큼은 과거 국가가 위기에 처해있을 때 자신의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켜내신 순국선열과 국가유공자의 뜻을 되새겨야 한다. 또한 그 뜻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끝까지 지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각오를 다져야 한다.

우리를 한없이 슬프게 한 세월호 참사 여파,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 분위기에 놓여있지만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온 국민이 한뜻으로 호국보훈의 의지를 다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의정부보훈지청 보훈팀장 이 현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