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인수위원장' 신 지사…"협치일까?" "정치쇼냐?"

2014-06-09 02:31
신구범 영입 전 '새도정준비위원회' 구성 무기한 연기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인이 줄곧 강조해온 ‘협치’가 시험대에 올랐다.

원 당선인이 6.4지방선거 맞상대였던 신구범 전 새정치민주연합 제주지사 후보에게 지사직 인수위원장인 '새도정준비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취임 시작전부터 지역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당초 원 당선인 측은 신 전 후보를 위원장으로 앉히는 ‘대형 이벤트’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연합>


이같은 움직임에 9일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은 “벌써 협치를 야합으로 몰고 가려 한다” 며 “신 전 후보를 도정 인수위원장으로 위촉하려는 행보를 중단하라”고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도당은 이어 “이는 상대당의 도지사 후보였던 인물을 통해 원 당선자의 통합 상징성을 과시하고 자신의 이미지 정치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매우 저열한 ‘정치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혹평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원 당선인 측은 “도민 대통합 의지를 왜곡하는 구태정치를 넘어서라” 며 “원 당선인은 도민통합과 새로운 제주의 가치를 드높일 최적의 적임자로 도지사 선거의 상대후보였던 신 후보를 모시기로 결심하고 수차례 만남을 통해 준비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고 맞받아쳤다.

또 “원 당선인은 도민통합과 새로운 정치의 출발을 위해선 신 전 후보가 준비위원장 수락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신 후보를 삼고초려한 끝에 어렵게 ‘심사숙고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미 신 전 후보와 몇 차례의 접촉을 통해 어느 정도의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 냈다는 의미다.

제안 당사자인 신 전 후보도 이날 성명을 내고 “수락 여부를 결심을 곧 밝히겠다” 며 “어떤 결심을 하든 새정치연합 당원으로서 제 의무와 책임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 전 후보는 이어 “이는 원 당선자가 통합의 새로운 제주를 만들어 나가는데 제 경험이 필요한 것일 뿐”  이라며 “어떠한 정치적 계산도 할 이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오히려 승자독식의 우리 정치판에서 그의 제안은 신선하고 도전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덧붙이고는 수락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원 당선인은 지난 8일 오후 1시 기자회견을 통해 '새도정준비위원회'의 명단을 발표하려던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새정치연합 제주도당은 이를 ‘야합’으로 치부하고 있는 가운데 자칫 신 전 후보의 행보가 도민에게 어떤 결정으로 비춰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