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국내 철강업계…보릿고개 ‘후판’으로 승부

2014-06-08 07:00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부동산 경기부진과 비수기인 하절기에 돌입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제품가격 인상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조선업황이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고, 지난해 4분기부터 후판시장 또한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철강업계는 암울한 상황이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0.8% 감소했다. 동국제강은 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현대제철은 233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작년 1분기보다는 91.7% 급증했다. 하지만 이는 고로 3기 완공과 현대하이스코의 냉연부문 합병 등 외형을 키웠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수기를 맞아 철강제품 판매가 줄었고, 무분별한 수입으로 봉형강류 제품 판매가 크게 감소했다”면서 “업황 침체로 인한 가격 하락이 매출감소로 직결되면서 수익성도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각 철강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가운데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후판분야 판로 확대를 통해 불황의 파고를 넘는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내 상선시장의 회복세를 나타냄에 따라 선박건조에 필수인 후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국의 해운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연초 이후 5월까지 한국 조선소들의 총 수주량은 517만 CGT(재화중량톤수)로 중국 759만 CGT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중이다. 특히 수주금액 기준으로 한국이 129억달러로 중국의 120억달러 보다 9억달러 가량 앞선 상황이다.

가장 발빠른 행보를 나타내고 있는 기업이 포스코다. 권오준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4월 4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을 잇따라 방문하며, 자사 제품 소비를 통한 상생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현재 포스코는 에너지강재 시장 공략을 통한 활로 모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례로 지난해 2월 대우조선해양에 에너지강재용 후판을 세계 최초로 일괄 공급한데 이어 지난해 11월,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인 로얄 더치 쉘(이하 쉘)의 ‘FLNG프로젝트(부유식 LNG 생산설비)’에 필요한 후판 전량을 공급하기도 했다.

동국제강은 극저온에서 사용 가능한 해양구조물용 후판과 조선용 온라인 정밀제어 열가공처리 후판, 내부식성 라인파이프용 후판 등 최고급 후판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해외 해양구조물 프로젝트에 쓰이는 고성능 후판에 대한 개발과 판매를 강화하면서 침체된 시장에서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철강업계는 후판시장의 개선세는 올 4분기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 수주가 후판 수요로 연결되기까지 1년여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면서 “지난해 말부터 국내 조선소들의 수주가 증가세를 나타낸 만큼 올해 4분기부터 후판시장은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