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이후 경제정책 기조 어떻게 바뀌나
2014-06-05 01:11
투자·민생경제 등 규제개혁 추진에 제동 우려
지역공약 이슈로 떠오른 생활임금제 도입도 관심
지역공약 이슈로 떠오른 생활임금제 도입도 관심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세월호 사고가 6·4 지방선거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가운데 선거 이후 경제정책 기조 변화에 정부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세월호 이후 주춤해진 지역경제와 민생경제 회복이 지방선거로 인해 얼마나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청와대와 정부는 선거와 관계없이 기존 경제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박근혜 정부 중점과제인 각종 규제개혁 추진이 난관에 봉착할 것이란 시각도 많다.
◆ 규제개혁·공공기관 정상화 등 하반기 정책 추진 변수
박근혜 정부가 하반기 중점을 두고 추진할 과제는 규제개혁, 공공기관 정상화 등 기존 사업과 더불어 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 등 3대 특수연금 개혁을 꼽을 수 있다.
문제는 이들 정책과제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느냐다. 지방선거 이후 정치판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관련 법안 통과 여부도 변수로 떠올랐다. 그만큼 정부의 정책과제는 갈수록 이번 선거에서 비교적 선전한 야당의 반발에 부딪칠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압승이 예상되던 지방선거가 세월호 사고로 안개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를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각 지자체 당선자들이 내건 지역 공약도 정부 경제정책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못할 상황이다. 당장 오는 9월 부동산중개 등 지자체 관리 수수료 합리화 방안 마련 등을 놓고 기획재정부·안전행정부 등 정부와 지자체간 대립이 예상된다.
지자체 대표 지역 개발사업으로 꼽히는 사회간접자본(SOC) 시행도 정부와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올해부터 지역 SOC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자치단체에서는 지하철, KTX 역사 신설, 재개발·재건축 등 다양한 지역개발사업 공약을 내걸었다. 난개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주장도 팽팽하다.
◆ 핫 이슈로 떠오른 ‘생활임금제’
이번 지방선거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경제정책은 ‘생활임금제’다. 지방선거가 야당의 판정승으로 끝나며 하반기 경제정책의 핫 이슈로 주목 받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들은 생활임금제 도입을 지방선거 공약으로 내걸은 만큼 이를 관철시키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당론 차원 입장을 내세운 적은 없지만 내부적으로 반대 기류가 강한 분위기다.
생활임금은 근로자에게 최소한 인간적, 문화적 생활을 가능케 할 목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다. 현재 서울 노원·성북구, 경기도 부천시가 시행 중이다. 세법으로 정한 최저임금보다 30〜40% 정도 높은 수준이다.
적용 대상은 지방자치단체 및 출연·출자 기관 소속 근로자로 성북구의 경우 소속 근로자 생활임금을 143만2492원으로 정했다. 근로자 급여가 이보다 적으면 구 예산으로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야권과 노동계는 매년 최저임금위원회가 파행되면서 최저임금을 만족할 수준으로 인상하지 못했고 현행 최저임금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곤란해 해당 법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은 생활임금제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근로자 상황을 모두 고려한 최저임금제를 쓸모없게 만들 수 있다며 도입에 난색을 표시한다.
유일호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많은 지자체가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재원 대책도 없이 일괄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려는 것은 무책임한 공약”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