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부촌은 부촌... 강남 전셋값 주춤해도 '잠실.반포'는 상승 중
2014-06-03 17:50
반포자이 전용 244.54㎡ 16억7500만원...4월보다 8000만원 올라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강남 전셋값이 주춤해도 부촌은 부촌이죠. 수요가 꾸준한 덕에 최근 한 달 동안에도 매매와 전세 거래가격 모두 올랐습니다."(서초구 반포동 M공인 관계자)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맞지만 잠실지역 전세의 경우 재건축 등의 호재와 함께 워낙 매물이 없어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어요."(송파구 잠실동 E공인 대표)
최근 서울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초구와 송파구 일대 단지들이 여전히 높은 전세 거래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소득층 수요가 많이 몰리는 서초구 반포동, 송파구 잠실동 일부 단지는 전셋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우수한 입지와 학군 등으로 수요자들이 계속 몰려 낙폭에 비해 회복하는 속도가 빠른 것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반포자이 전용 244.54㎡는 최근 16억7500에 전세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4월보다 5000만~8000만원이 상승한 값이다. 반포 힐스테이트 전용 155㎡도 한 달 새 전셋값이 5000만원 올랐다.
래미안 퍼스티지(전용 84㎡)는 일주일 새 9억원에서 9억5000만원으로 전세 실거래가가 올랐다. 2009년 입주 당시(4억5000만원)와 전셋값을 비교하면 1년에 1억원씩 오른 셈이다.
반포동 D공인 관계자는 "이 동네는 수요가 줄었다고 해도 한 달에 3~4건씩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고, 전세는 매물이 없어 못 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잠실주공5단지와 함께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잠실동 우성아파트(전용 160㎡)도 전셋값이 한 달 동안 3000만원 상승했다. 중형에 속하는 전용 82㎡는 현재 4억~4억5000만원에 전셋값이 형성돼 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전셋값이 전반적으로 안정되고 있으나 정작 물량이 많지 않아 실질적으로 가격이 빠지지 않고 있다"며 "애초에 형성된 가격이 높고, 학군이 좋은 재건축 지역으로 문의가 집중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우성아파트는 최고 15층, 26개동, 전용 85~175㎡의 중대형 1842가구로 이뤄졌다. 준공 30년된 노후 단지로 재건축과 관련해 2011년 7월 1~3차 아파트가 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최근 원활한 재건축 사업 추진을 위해 특별건축구역 지정이 논의 중이다.
신천역과 가까운 잠실 리센츠(전용 84㎡) 전셋값은 6억8000만~7억원 수준이다. 지난 4월 하향곡선을 그리며 6억5000만원선에 거래됐던 리센츠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일찍부터 움직이는 수요자들로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이 일시적인 안정세를 거쳐 하반기에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국적으로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증가하지만 공공아파트가 많고, 재건축 이주 수요도 대거 따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2·26 후속대책 등 하반기 전세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적지 않다"며 "세입자들은 지금과 같은 안정기에 미리 집을 알아보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