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임대차2법] 전셋값 폭등 속 '2+2' 만기 돌아온다…임대차2법 폐지론, 수면 위로
2024-08-05 17:39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은 계속…서울 아파트 매물 6개월 전比 23.6% 감소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 이상 치솟고 있는 가운데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4년을 맞이하면서 전세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년+2년’의 전세 만기가 다가오면서 그간 전세 갱신계약에서 5% 상한선에 묶였던 임대인들이 신규 계약 시 전셋값을 시세 수준으로 올리면 전셋값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7월 다섯째주(지난달 29일 기준)에 전주 대비 0.17% 올라 1년 2개월 연속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가격 상승과 함께 전세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것도 전세 시장 불안을 높이는 요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지역의 전세 매물은 2만6124건으로, 6개월 전(3만4159건)보다 23.6% 감소했다.
계약만기가 도래하는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계약갱신요구권 만기가 예정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건수는 지난달만 4786가구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달 거래된 서울 전체 아파트 전·월세 거래 건수(1만2773가구) 대비 37.4% 수준이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임대차 2법으로 인해 지난 4년 동안 임대료를 시세만큼 올리지 못한 임대인이 신규 임대차 계약을 통해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려 전·월세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시행 4년이 지나 제도가 자리잡은 데다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제도 폐지가 전세 시장 불안의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소야대 정국도 넘어야 할 산이다. 정부가 임대차 2법 폐지로 가닥을 잡는다고 해도 입법 사항인 만큼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회 통과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은 "이전 정부와 차별화를 위해 무리하게 임대차 2법 폐지를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