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왜 오늘은 혼자세요(?)"… 유종필 관악구청장 후보

2014-05-27 21:31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왜 오늘은 혼자세요(?)"
 
공식 선거운동 일정을 하루 일과로 남기겠다는 새정치민주연합 유종필 관악구청장 후보가 글을 남겼다.

아래는 전문.

"출근길 인사 후 9시 넘어서 콩나물 해장국을 먹고 구청 앞을 걸어서 지나는데 지난 4년의 추억이 번갯불처럼 스쳐갔다. 이어 구두수선대가 나타났다. 부부가 함께 구두를 닦으면서 봉사도 하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들여다보니 남편 혼자서 열심히 구두를 닦는 중. “왜 오늘은 혼자세요?” 말을 걸어보았다. 아침에는 바쁘지 않으니 부인은 좀 있다 나온다고 한다. “요즘도 책을 많이 보시죠? 한 달에 몇 권이나 빌려보세요?”라고 물어보니 대략 스무 권쯤 빌려본다고 했다. “헉!” 엄청난 독서량에 놀라고 말았다.
 
 이들 부부는 구두를 수선하고 닦는 바쁜 와중에 늘 책을 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년 언제인가 이곳에 들렀을 때 책이 한 뼘이 넘게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알게 되었다. 특히 부인이 책을 더 좋아한다. 부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나에게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구청 청사 1층에 ‘용꿈꾸는작은도서관’이 생기기 전에는 우리 같은 서민들은 먹고 살기 바빠 책을 빌리러 구립도서관까지 갈 시간이 없어서 도서관을 이용하지 못 했는데,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생기고, 다른 도서관에 있는 책까지 배달을 해주니까 참 좋아요. 구청 도서관이 우리 집 서재나 다름없어요.”

이 부인의 말에 관악구 ‘걸어서 10분 거리 작은도서관’ 사업의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떤 도서관이 가장 좋은 도서관인가?’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이라 대답한다. 국립중앙도서관(서초)이나 국회도서관(여의도)이 아무리 좋아도 특별한 경우 외에는 관악구민들이 이용하지 않는다. 관악구 안에서도 멀리 있는 구립도서관보다는 집 가까운 도서관을 흔히 이용한다.

그러나 작은도서관은 자료가 많지 않으므로 이곳들의 책을 통합전산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검색하여 신청하면 원하는 도서관으로 배달해주는 ‘책나래 서비스’가 큰 역할을 한다. 지하철역 5개소에 설치한 무인 유비쿼터스도서관도 젊은이들에게 인기이다.

지난 4년 동안 33개의 작은도서관을 설치하여 지금은 총 38개의 크고 작은 도서관이 있고, 지하철역 U도서관까지 합하면 43개가 있는 셈. 장서는 45만권 정도. 작년 한 해 동안 배달된 책은 25만 7천 권.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도서관회원은 4년 전보다 74% 증가한 12만 7천 명. 건물을 지은 것은 하나도 없다. 구청 청사를 비롯, 동 주민센터, 체육센터 등에 설치했다. 폐컨테이너를 활용한 낙성대 공원도서관, 도림천에서 용나는작은도서관, 구청 청사의 용꿈꾸는작은도서관 등 모두 주민밀착형이다. 무엇보다 큰돈 안 들이고 서민들에게 지식의 혜택을 보게 한 것이 특색이다.

구두 수선하는 부부 뿐 아니라 길을 걷다 마주친 야쿠르트 아주머니, 식당일을 하는 아주머니도 나에게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서민과 서민의 자녀들은 책을 마음 놓고 사보기 힘들다. 햇볕이 내리쬐면 누구나 그 혜택을 누리듯이 지식의 혜택을 부자나 가난한 사람들이나 함께 누리도록 하는 것이 지식복지이다. 세계 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가 “나를 만든 것은 어머니도 조국도 아니고 동네 작은도서관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관악의 아이들이 동네 도서관에서 마음껏 책을 읽고, 꿈을 꾸고, 꿈을 이루는 날을 상상해본다.

글 다 쓰고 나니 ‘홍보성’으로 흐른 것 같다. 허기야 정치인은, 007의 ‘살인면허’처럼 ‘자기홍보면허’가 있는 족속들이니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