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중국을 보다] 중국 한류, '별그대'가 처음이라고?
2014-05-28 14:37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천송이(전지현)의 말을 빌리자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남긴 기록은 '어마무시'하다.
김수현의 등장으로 마비된 공항 사진이나 언론을 통해 증명되고 있는 치맥(치킨과 맥주) 열풍은 차치하더라도, VOD 37억 뷰(View) 돌파나 영화 리메이크 등 인기를 확인시키는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별그대'가 중국에서 한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에 대해 더이상 이견은 없다.
후끈 달궈진 중국 내 한류의 이유가 과연 오롯이 '별그대'의 영향 때문일까.
최민수, 하희라 주연의 '사랑이 뭐길래'는 이례적 기록을 남겼다. 외국 드라마 사상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중국 최고 방송사인 CCTV에서 두 번이나 방송되면서 중국 내 한류 바람의 기원이 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별은 내 가슴에'는 2000년 중국 펑황위성TV로 수출돼 방송되는 동안 최고 5.8%(중국 시청률 조사기관 수어푸루이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주연 배우였던 안재욱과 최진실은 1세대 한류 스타 지목되면서 이민호, 김수현으로 이어진 한류의 선두주자가 됐다.
중국 한류가 도약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것은 '시크릿 가든'(2010)부터다. 온 국민을 '현빈 앓이'에 빠뜨렸던 '시크릿 가든'은 중국 내에서도 '한국 드라마의 질적 성장을 꾀한 작품'이라는 호평과 함께 큰 인기를 누렸다. 비슷한 시기에 현빈이 탕웨이와 함께 영화 '만추'(감독 김태용)에 출연하면서 한류는 더 크게 번졌다.
인기를 등에 업은 '시크릿 가든'은 '비밀화원'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동한량, 담위위, 좌암 등 중국 배우가 출연했고, 윤상현이 연기한 오스카를 강타가 맡으면서 힘을 보탰다. 영화 '아바타'와 '반지의 제왕'의 미술과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할리우드 제작사가 제작에 가담하면서 '시크릿 가든' 특유의 판타지 효과를 높이기도 했다.
'질투'로 첫 걸음을 뗀 중국 한류가 '사랑이 뭐길래'와 '대장금', '시크릿 가든'을 거쳐 '상속자들'(2013)에 이어 '별그대'(2014)에 이르면서 정점을 찍었다.
일각에서는 이전의 작품이 누렸던 인기에 비하면 '별그대'의 인기는 조족지혈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과거 중국 내 한류는 최근처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파되고 수치로 정확히 집계될 수 없었을 뿐 '별그대'를 능가했다는 의견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현재 중국 내 '별그대'의 인기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어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지금 그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별은 내 가슴에'의 인기가 10년 동안 식지 않았던 것과 같이 열기를 이어가자면 더 많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