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송영길 후보, 잎새방송 외면 유감/ 서한샘

2014-05-27 10:58
시장선거가 한창이다. 이번엔 누가 인천시장이 될까? 4년 전 인천시장 선거가 눈에 선하다.

나는 2009년 6월에, ‘사교육비를 경감하고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교육복지를 실현하자.’라는 인천광역시의 정책에 찬동하여 대한민국 최초의 민관 합작회사인 ‘인천인터넷교육방송(일명 잎새방송)’에 투자하고 앞장선 일이 있다.

나는 EBS 과외방송을 통해 ‘밑줄 쫙’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인천 연수구에서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국가 교육정책에 참여했던 보람을 가졌었기에, 내 경험을 쏟아 고향을 위한 교육복지 일을 해 보고 싶었다. 당시 인천의 학력은 전국에서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고, 저소득층 자녀의 수도 다른 시도에 비해 꽤 높았었다.

나는 저소득층 자녀들의 학력은 초등학교 때부터 잡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에게는 밥 한 끼도 중요하지만, 가난의 대물림을 끊게 해 주는 데는 공부 한 끼를 도와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공부한끼도와주기운동’이 인천에서 성공한다면, 이것은 국가적인 교육복지사업이 되어 전국 지자체로 확산될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그런데 내 경험으로는 인터넷교육은 자칫 유명강사에게 의존하는 일방적인 강의가 되어 수요자가 스스로 찾아서 듣지 않으면 아무 효과가 없을 수 있다. 따라서 초중등의 저소득층에게 인터넷교육이 성공하려면, 학습을 관리해 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래서 잎새방송에서는 복지차원에서 전 과목 1년 수강료를 3만원으로 책정하고,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는 멘토링 관리학습법을 개발하였다. 즉 방과 후 수업에 적합한 동영상강의를 제작하고, 수업을 진행할 어머니 멘토교사를 교육하여 여성일자리창출을 겸할 수 있도록 사업구상을 짰다.

그 결과 2009년 9월에 송출한 인터넷방송은 1년 동안에 100여명의 강사가 참여하여 5,800여 초중고 동영상강의 콘텐츠를 제작하였으며, 전국적으로 27,000명의 회원이 가입하였고 1년간의 누적 방문자수는 741,459명이나 되었다. 그리고 2010년 1년간 기업체들의 장학 사업을 적극 유도하여 수강증과 교재 일체(1인당 약 10만원 상당)를 무상장학이 인천시내 10개 군·구 초중고 학생의 수가 18,000여명에 이르렀다.

더욱이 연수구, 계양구의 경우에는 구청의 참여하에 초등학교에서 어머니 멘토교사의 지도로 무상 방과 후 수업을 실시하여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기도 하였다. 언론에 널리 알려지면서 다른 지자체의 관심도 높아져 사업은 보람 있게 전개되어 갔다.

그런데 2010년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시장이 바뀌자, 상황은 180도로 바뀌었다. 처음 잎새방송의 보고를 받은 새로운 시장은 교육복지를 위한 바람직한 사업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주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인천시는 자신이 만든 인천광역시인터넷교육방송을 외면했다. 인천인터넷교육방송은 인천시가 투자한 회사이므로 인천시의 감독을 철저히 받아왔다. 그러나 시정부가 바뀌자 모든 게 바뀌었다. 왜 그랬을까?

짐작에 전임 시장이 한 일은 그것이 좋던 나쁘던 안 하겠다는 입장인 듯했다. 인천시의 교육복지 정책에 찬동하고 장학 사업에 참여한 민간 기업들은 막 피어나려다가 시들어버린 꽃봉오리를 보면서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로서는 인천의 저소득층을 위한 최소한도의 장학만 해주기를 원하였으나, 인천시는 이미 눈을 감은 뒤였다.

학교 무상 방과 후 수업은 중단되었다. 저소득층을 위한 장학 사업은 포기되었다. 제작된 제품은 폐기처분되었고 회사는 막대한 손실을 입고 청산절차를 밟았다. 그렇게, 교육복지를 목표로 삼았던 인천인터넷교육방송은 문을 닫았다. 나는 깊은 회한 속에, 뿌리를 내려 살던 인천을 떠나 서울로 잠자리를 옮겼다.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 왜 그랬을까? 새 시장으로서 회사의 인사말까지 새롭게 녹음해 주었는데 왜 그랬을까? 야구장에서 거행된 ‘잎새방송 데이’ 행사에 참석해 아이들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하고 했었는데 왜 그랬을까?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그는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에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세심한 교육복지 실현에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그가 인천을 사랑한다는 말은 진심이 아니었다는 것을.
 

서한샘 회장

그 이후 지난 4년 동안 인천시가 새로운 교육복지사업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나는 들은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