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ㆍ조직통합…은행권, 하투예고?

2014-05-25 08:00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은행권이 정보유출 및 횡령 등 잇따른 금융사건ㆍ사고에 이어 노사 대립이라는 또 하나의 악재에 휘말리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사측의 구조조정에 대응해 2단계 파업에 돌입했고, 외환은행 노조 등은 외환카드 분사 저지 투쟁을 진행한다. 은행권에서는 어느 때보다 격렬한 '하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점 통폐합을 앞둔 한국씨티은행은 희망퇴직 시행을 위해 노조 측에 희망퇴직 기준과 대상, 보상수준을 제안했다.

사측이 꺼내든 보상안은 24~36개월치 임금을 기본 퇴직금으로 주는 것이다. 여기에 대학교 이하 자녀에 대해 1인당 1000만원(최대 자녀 2인, 2000만원)의 장학금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제안을 거부했다. 노조 관계자는 "2013년 임금단체협상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며 "급여인상도 반영이 안됐기 때문에 임단협 없이 희망퇴직을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지난 22일부터 2단계 파업에 돌입했다. 2단계 파업에 따라 씨티은행 직원들은 정시 퇴근을 진행하고 각종 내부보고서 작성 및 제출, 프로모션을 중단·거부키로 했다. 은행권 노조의 파업은 2011년 한국SC은행 노조 파업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앞서 노조가 회사 측을 상대로 냈던 은행지점폐쇄금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지점 폐쇄가 은행업계의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 등 금융환경의 변화에 따라 취해진 조치라는 이유를 들어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외환카드 분사와 관련된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금융당국이 외환은행의 신용카드 사업 분할을 승인함에 따라 외환은행과 하나SK카드의 노조는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카드 분사에 따른 통합은 은행 합병 때 맺은 5년 독립경영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카드사업 분할 자체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하나SK카드 역시 노사 간 대립각을 세운 상태다. 노조측은 외환카드보다 20~30% 낮은 급여 수준을 높여주고 외환카드처럼 고용안정 협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급여 인상을 거부하고 있어 외환은행 카드사업에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