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KB금융도‘현미경 조사’돌입한다

2014-05-23 07:24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금융당국이 다음달 말 국민은행뿐만 아니라 KB금융지주의 내부 통제 전반에 대해서도 정밀 진단에 돌입한다.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간의 문제점을 해부해 금융지주사 체제에서 발생하는 최고경영진 간의 대립과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시범 사례로 삼겠다는 것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 주 전산시스템을 놓고 벌어진 이사회 갈등에 대한 특별 검사가 끝나는 대로 전열을 정비해 대규모 검사 인력을 투입해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의 모든 분야를 자세히 점검할 방침이다.

애초 금감원은 국민은행에 대해 개별은행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정밀 진단을 벌이기로 했으나, 금융지주사의 폐해가 강하게 지적됨에 따라 KB금융지주까지 대상을 넓힌 것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이번 사태를 단순한 전산시스템 교체에 따른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을 둘러싼 내부 통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특검에서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의사 결정 과정에 잘못된 점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러나 내달 말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해 정밀 진단을 통해 개별사의 영업, 인사, IT, 경영 관리 등 모든 부문을 파헤치고 금융지주와 은행간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체제는 수많은 계열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시너지를 내기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KB금융, 하나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 거의 모든 수익과 매출이 주력계열사인 은행에 의존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총자산이 265조원으로 KB금융지주 전체의 91%를 점유하고 있으며 당기순익도 65%를 차지하고 있다. 직원 수도 지주는 151명에 불과하지만, 국민은행은 2만1000여명에 달한다.

금융위원회도 금융지주사 체제가 원래 의도와 달리 은행에만 집중되고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옥상옥' 관계로 고착되는 등 문제가 있다고 판단,  다양한 개선 방안 모색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