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새 총리 후보자, 책임총리제 주도하나

2014-05-22 17:33



아주경제 주진 기자 = 명실상부한 박근혜정부 2기 내각을 이끌고 나갈 안대희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에겐 세월호 참사로 무너진 정부의 신뢰를 곧추세워 후속조치를 추진하고 박근혜정부의 핵심 정책들을 총괄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청와대는 22일 새 총리 인선 발표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밝힌 대로 세월호 사고를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공직사회의 적폐를 척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개조를 추진하기 위해서 새 총리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박 대통령의 의중대로  `관피아' 척결을 포함해 정부조직 개편과 공기업 체질 개선 등을 주도해야 한다.
 
공직사회의 엄청난 반발과 저항에 부닥치겠지만, 이를 극복하고 뚝심있게 개혁작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느냐 여부에 안대희 차기 내각의 명운이 달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몸집이 불어난 총리실의 권한과 책임도 막강해졌다. 

국가안전처는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등 여러 부처에 분산된 안전관련 조직을 통합하고 지휘체계를 일원화해 육·해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유형의 국가 재난을 총괄하게 된다.

행정혁신처는 기존 안전행정부의 공무원 인사 및 시험 관리, 행정기관의 조직 및 정원 관리 등의 인사·조직 업무를 비롯해 '관피아(관료+마피아)' 청산 등 관료사회 개혁을 지휘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총리실 소속으로는 법제처, 보훈처, 식약처 등 3개 처(處)와 금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가 포진해 있다. 

이는 신임 총리에게 실질적인 책임총리 역할을 주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박 대통령은 장관급 ‘국가안전처-행정혁신처’를 산하에 두고 권한이 커진 총리실을 이끌 적임자를 물색한 끝에 결국 안 후보자를 낙점했다.

특히 책임총리제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았던 안 후보자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성안해낸 정치쇄신안이다. 헌법에 명시된 국무위원 제청권의 실질적 보장과 장관의 부처 및 산하기관 인사권 보장 등 책임장관제를 실시하자는 게 골자다. 이는 곧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구체화됐다.

박 대통령도 당선 직후 책임총리제 실현을 위해 국무위원 후보자를 3배수 제청하도록 하는 한편 국무회의를 사실상 총리가 주재토록 하고 총리의 정책조정 및 정책주도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총리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 출범 이후 이같은 약속은 잘 이행되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헌법에 보장된 책임총리제의 실현을 위해서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헌법정신에 맞게 권력을 나누겠다는 의지를 보이느냐가 관건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기회에 박 대통령이 모든 정사를 살피는 '만기친람(萬機親覽)'식 통치 스타일에서 벗어나 후보 시절 공약이었던 '책임총리제'를 본격 가동할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도 하다.

특히 안 후보자는 새누리당 캠프에 몸담았을 때도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울 정도로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점이 낙점 주요 이유로 꼽히고 있어 책임총리로서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외에도 안 후보자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국회의 협조가 절실한 만큼 정치권과의 소통에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