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미국의 한 대학교가 기독교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가 실존 인물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계약서에 서명해야 교수로 채용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복음주의 기독교 계통의 브라이언 대학은 지난 1930년 설립된 이후 교수를 채용할 때 창조론을 요약한 내용이 포함된 계약서에 서명하게 하고 있다.

그러던 것이 올 2월엔 ‘아담과 이브는 하나님이 이전의 생명체와는 다르게 특별히 창조한 실존 인물’이라는 내용이 계약서에 추가됐다.

스티븐 라이브세이 총장은 “아담과 이브에 대한 내용을 채용 계약서에 포함시킨 것은 대학의 전통적 입장을 재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채용을 미끼로 개인의 종교적 견해까지 강요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수 2명이 이번 달 대학을 제소했고 브라이언 아이젠백 생물학 교수는 다른 기독교 재단 대학으로 직장을 옮기기로 했다.

교수들은 “스티븐 라이브세이 총장을 신임할 수 없다”고 밝혔고 학생 수백 명도 대학 측의 조치에 반대하는 진정서를 이사회에 냈다.

미국에선 많은 기독교계통 고등교육 기관들이 교수와 교직원들을 채용할 때 교리에 서명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11년 조지아주의 남침례교회 계통 쇼터 대학은 채용 계약서에서 “혼전 섹스와 동성애 같이 성경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성(性) 활동의 거부 입장을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925년 테네시주에선 기독교 근본주의의 압력으로 공립학교에서 진화론 교육을 금지하는 버틀러법이 통과됐다.

그런데 고등학교 생물교사인 존 스코프스가 생물학 시간에 진화론을 가르쳤고 재판을 받았다.

재판 결과 유죄 판결을 받아 이 교사는 100 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돼 버틀러법은 폐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