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대형 공기업 간부 '사전 자격심사' 도입
2014-05-21 07:49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가 산하 대형 공기업의 주요 간부에 대한 사전 자격심사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이들을 임명하기 전 능력을 따져보고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앉히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이미 상당수 공공기관장, 감사 자리에 산업부 퇴직관료인 '산피아'나 정치인 출신인 '정피아' 등이 꿰찬 상황에서 오히려 공기업의 인사 자율권을 축소해 정부 입김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산업부는 21일 '공공기관 상임이사 후보자의 역량평가에 대한 규정'을 개정해 10월부터 주요 공기업의 핵심 간부 후보자에 대해서도 임명 전에 역량평가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현재 공공기관 상임이사에 대해서만 역량평가를 하고 있으며, 기관장과감사는 공모 등 별도 선임 절차를 거친다.
신규 평가 대상은 △산업부 산하 46개 공공기관 가운데 소속 인력이 500명 이상인 지역본부의 본부장 △정원 500명 이상인 공공기관의 상임이사가 아닌 본사 본부장 △상임이사에 준하는 기타 주요 보직의 후보자다.
이에 해당되는 공기업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남동·중부·서부·남부·동부발전 등 발전 5사의 지역본부장직 23개다. 한전, 가스공사, 석유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10여개 공기업의 본사 본부장직 23개도 마찬가지다.
역량평가는 산업부가 평가위원단을 구성해 실시하며, 공기업이 후보자를 3배수 이상 추천하면 전략적 사고, 성과 지향, 이해관계 조정, 의사소통능력, 위기대응능력 등 5개 부문을 평가한다. 통과 기준은 평균 2.5점(만점 5점) 이상이다.
산업부는 이 같은 평가 전에 '역량강화 기본 과정'을 개설해 평가 대상자가 반드시 교육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교육과 평가에 드는 비용은 해당 공기업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떨어진 후보자의 경우 재평가 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임원이 아닌 주요 간부까지 해당 공기업 비용으로 직접 역량평가를 한다는 것은 명백한 인사권 개입"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