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판세분석 ①] 서울시장…여권의 탈환이냐, 야권의 수성이냐
2014-05-18 17:30
이번 지방선거는 18대 대선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이자,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정치적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대선과 총선에서 모두 새누리당에 패한 야당은 지방선거까지 무기력하게 내주면 ‘3연패’를 기록하게 된다.
게다가 1995년 이래 역대 5차례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4번의 패배를 당해 생긴 ‘지방선거=여당의 무덤’이라는 공식마저 깨지게 되면 야권은 심각한 정치적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신문은 서울시장을 비롯해 17곳의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판세분석을 차례로 게재한다. <편집자주>
◆ ‘대권 가도의 지름길’ 서울시장, 보수-진보 ‘3대 3’…이번 선거 승자는?
서울시장 선거는 전체 지방선거 승패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징적인 대결로 인식돼 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이어 대통령까지 ‘고속 승진’을 하면서 유력 대권 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질 만큼 정치적 위상은 더 높아졌다.
인구 1000만명의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연간 예산 20조원, 공무원 5만명을 움직이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 중 하나로 꼽힌다.
초대 민선 서울시장 자리는 민주당(조순)이 차지했다. 이어 새정치국민회의의 고건 전 총리가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했고, 오세훈 전 시장은 재선까지 성공하며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선거 3연승을 기록했다.
이후 오 전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이유로 물러나면서 치러진 2011년 보궐선거에서는 박원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6번의 서울시장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 후보가 세 차례씩 당선돼 팽팽한 구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의 ‘탈환’이냐,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의 ‘수성’으로 요약된다.
두 후보 모두 여야의 유력한 ‘대권 잠룡’이라는 점에서 이번 선거의 승패에 따라 향후 이들의 정치적 희비는 크게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 후보의 승리 시 현재 차기대권 주자 지지율 1위에 쐐기를 박으며 탄탄대로를 달리게 된다. 박 후보가 여권의 공세를 이겨내고 재선에 성공할 경우에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 후보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 세월호 참사 이후 박원순 우세…양측 지지층 투표장 유인이 관건
현재까지 판세는 박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지지율 차이로 정 후보를 따돌리며 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달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에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던 모습과는 상황이 바뀌었다.
이는 세월호 참사 이후 사고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부실대응과 난맥상에 실망한 여권 지지층의 이탈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정 의원 막내아들이 SNS에 올린 ‘미개한 국민’ 논란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서울시장 선거 판세에 대해 “세월호 사건 전에 정 후보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세월호 이후에 경선 주목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아들과 부인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타격을 받았고, 용산역세권 개발 등 유권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던 공약이 세월호 사고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부각되면서 제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윤 센터장은 “현재 정몽준 지지층이 박원순 지지층으로 옮겨갔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급증한 부동층은 기본적으로 보수 성향이기 때문에 향후 새누리당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새누리당 지지율이 40%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정당 지지율은 여당이 야당에게 10%포인트 가량 꾸준히 앞서고 있다”면서 “이는 정 후보가 박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지지율을 언제든지 추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양측의 지지자들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유인할 수 있느냐다.
윤 센터장은 “정 후보는 경제, 글로벌, 도시개발 발전 이미지 등을 가지고 있고 박 후보는 생활, 복지, 공동체, 소통 이미지를 선점하고 있다”면서 “각 성향 유권자들이 굉장히 호응할만한 이미지를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만큼 각각의 지지층들을 투표장으로 유인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