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첫 돌’ 맞은 현대제철 제2냉연공장 가보니

2014-05-18 07:00

현대제철 제2냉연공장 전경. <사진제공=현대제철>


아주경제(당진) 양성모 기자 = 올해 ‘첫 돌’을 맞은 현대제철 제2냉연공장은 외관부터 달랐다. 짙은 회색의 건물은 철강에서 부품, 완성차에 이르는 현대차그룹 수직계열화의 중추임을 알리듯 무게감을 지니고 있었다. 지난 14일 방문한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 제2냉연공장의 첫 느낌이다.

지난해 5월 완공된 제2냉연공장은 현대자동차가 생산중인 ‘신형 제네시스’와 ‘LF소나타’의 내·외장용 초고장력강판을 만드는 곳이다. 이들 차종에 사용되는 초고장력 강판 비중은 51%로 그 중 상당부분을 현대제철이 납품하고 있다. 현대차 품질 향상의 중추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고장력 강판 어떻게 만들어지나

제2공장에서 가장 처음 접한 과정은 용접이었다. 각각의 열연 코일을 용접을 통해 연결해야 공정이 끊임 없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음새 부분이 밖으로 돌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첨단 레이저 용접 장비가 각각의 코일을 이어붙이고 있었다.

이후 강판은 표면의 얼룩과 불순물 등을 제거하기 위해 염산이 담겨진 레일을 통과하고 있었다. 열연 코일의 경우 뜨거운 상태에서 물을 부어 식히기 때문에 표면에 얼룩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를 제거하기 위한 과정이 바로 ‘산세과정’이다.

산세과정을 지나 재차 ‘압연과정’을 거친 냉연 강판은 가공성을 높이기 위해 열처리과정인 ‘소둔공정’을 지나게 된다. 강판의 인장강도 등을 향상시키는 과정인 만큼 냉연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소둔과정을 거치지 않을 경우 표면강도가 높아 프레스를 통한 자동차 외형 제작 시 깨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아연도금된 냉연강판 모습. <사진제공=현대제철>


이어 아연 용액이 담긴 용기를 지나는 ‘도금 과정’을 지난 제품은 비로소 외장용 초고장력 강판으로 재탄생 하게 된다. 아연용액을 통과한 냉연 제품은 에어나이프(AIR KNIFE)를 통과해 매끄러운 표면으로 가공이 이뤄지는데 실제로 본 아연도금 강판은 거울을 보는 듯한 매끈함이 느껴졌다.

◆철저한 ‘품질관리’ 세심한 ‘안전관리’

현대제철 제2냉연공장은 외관 뿐 아니라 철저한 품질관리도 눈에 띄었다. 특히 공장에 진입했을 때 자동차들이 밖에 주차돼 있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공장외부를 둘러보던 중 만난 작업복 차림의 직원들은 각 장소에 비치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거나 바쁜 걸음으로 공장과 공장 사이를 이동하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먼지 등 이물질들이 공정 중 유입 될 경우 불량이 나올 수 있어 주차장을 밖에 설치했다”고 이유를 말했다.

운반중인 냉연코일. <사진제공=현대제철>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열연제품과 냉연제품의 차이 때문이다. 열연제품은 녹여진 쇳물을 틀에 담아 형태를 만든 뒤 압착을 통해 판 형태로 만들어진다. 반면 냉연제품은 열연을 재가공해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최종제품 성격이 강하다.

즉 먼지나 벌레들이 공정 과정에서 유입 될 경우 표면이 매끄럽지 못해 불량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최대한 차단하기 위한 아이디어인 것이다. 공장 내부도 청결이 최대한 유지되고 있었다. 각 공정에 사용되는 기계에는 비닐 커버가 덧씌워져 먼지와 벌레유입을 최대한 차단하고 있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을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안전에 크게 힘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잇따른 작업자 사망사고로 홍역을 앓았던 만큼 전사적인 안전관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날 기자의 눈에는 자동차그룹 회사답게 정속운행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눈에 띄었다.

방문 당시 공장 안에서 운행중인 자동차들은 시속 30km 이하로 모두 서행하고 있었다. 대당 3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진 이동식 과속방지 장치가 공장 곳곳에 설치돼 과속을 막고 있어서다.

회사 관계자는 “과속으로 세 번 이상 적발 될 경우 출입증을 빼앗기는 삼진아웃제가 운영중에 있어 차량운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의 주역 현대제철

지난해 12월 현대하이스코의 냉연부분 합병을 완료한 현대제철은 지난 1분기 기업설명회에서 315억원의 합병시너지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연간목표인 1251억원의 25.2%에 해당하는 것으로 생산공정 최적화와 품질 통합관리로 국내·외 철강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냉연 생산을 중심으로 한 제품믹스 변화를 통해 철강업계가 겪고 있는 불황의 파고를 넘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핫스탬핑강(가열된 철강소재에 프레스 성형과 급속냉각을 함께 하는 공법) 개발을 확대해 미래 먹거리 창출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현대차와의 유기적인 협력과 신강종 개발로 향후 미래 철강시장에서 우위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