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제2롯데월드, 2~3중 안전장치 마련해야"

2014-05-13 16:16
"시민 안전 위협하면 용납 안해"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을 점검중인 박원순 서울시장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점검 할 때야 준비를 많이 했으니 작동이 잘 되겠지만, 비상시에 고장나거나 안 된다는 것을 전제로 2~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달라."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 신축 공사현장을 찾아 안전 문제를 점검했다. 제2롯데월드 공사장에서는 지난해부터 화재와 근로자 사망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가 4차례나 발생했다.

박 시장은 이날 공사중인 제2롯데월드 시설과 안전대책을 점검한 후 저층부의 조기 개장여부에 대해 “요청이 들어온다면 소방·건축법의 준수, 교통 문제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시민 안전을 위협하면 용납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시행사인 롯데물산 측은 애초 이달 저층부에 한해 조기개장을 목표로 했으나 잇따른 사고에 서울시가 제동을 걸면서 임시개장 계획이 사실상 물건너 간 상황이다. 여론을 의식해 아직 사용승인 요청도 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또 최근 시공사인 롯데건설을 대상으로 한 1차 점검에서 수 백 건의 안전 위협 사례를 적발해 다음달께 최종 점검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지적된 위반사항들은 본질적으로 위험한 것은 아니고 시정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시민 안전을 위한 것이라면 법적 기준을 상향해서라도 지킬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시장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롯데건설의 공사현황 브리핑을 듣고 초고층부인 월드타워동 33층으로 이동, 최첨단 방재 설계가 적용된 피난용 승강기 등이 설치될 현장을 점검했다.

박 시장은 “서울에서 유례없이 높은 123층의 초고층 빌딩인 만큼 특별한 피난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며 “유동인구도 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소방서와 긴밀히 협력해 상황을 정확히 알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에서 사고가 발생하게 될 경우 일단 이용객들은 102ㆍ83ㆍ60ㆍ40ㆍ22층에 마련된 피난안전구역으로 대피한다. 428~759㎡ 규모의 피난안전구역에서는 각 층마다 3000여명이 대피할 수 있다. 피난안전구역에는 총 19대의 피난용 승강기가 지상과 연결돼 신속한 대피를 돕는다.

피난용 승강시는 미국의 911테러 사건 이후 탄생했다. 계단으로는 지상까지 116분이 소요되지만, 이 승강기를 통하면 63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박 시장은 마무리 공사 단계에 있는 8층 저층부(에비뉴엘동)로 이동해 방화셔터, 스프링클러, 옥내소화전 등 화재관련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했다. 이후 특별피난계단을 통해 지하 1층 중앙방재실로 이동, 재해발생부터 종료까지의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화면을 통해 시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석희철 롯데건설 건축본부장은 최근 논란이 됐던 석촌호수의 수위 하강과 붕괴 위험에 대해 "갈수기에 잠시 수위가 내려갔을 뿐 현재는 정상 수위인 5m 수준을 회복했다"며 "송파구와 관련 전문가들과 협력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제2롯데월드는 123층 555m 규모의 롯데월드타워와 백화점동, 쇼핑몰동, 엔터테인먼트동으로 조성된다. 최고층인 롯데월드타워는 2016년 12월 준공 예정이며, 나머지 저층부는 거의 완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