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서 '25년 전 톈안먼 시위' 재연 움직임 확산

2014-05-12 15:09

순중산(孫中山, 쑨원)의 대형 초상화가 설치된 톈안먼(天安門)광장의 모습. [베이징 = 중궈신원왕]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25주년을 앞두고 중국에서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상에서도 '톈안먼 시위' 재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 중국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대만 언론인 자유시보는 톈안먼 사태 당일인 다음달 4일 오전 10시 톈안먼 광장에 집결해 민주화 시위를 벌이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충판(重返·돌아가자) 톈안먼'이라는 제목의 글이 중국 인터넷을 통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글은 "톈안먼 민주화 운동이 전 세계 민주화 흐름을 촉발하고 동유럽 변혁에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그러나 당국의 유혈 진압으로 중국의 민주화 진전은 중단됐다. 내달 4일 다시 광장에 모여 민중의 역량을 보여주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직까지 시위 주도 단체의 구체적인 신분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이번 시위 주제곡은 뮤지컬 레미제라블 주제곡인 '민중의 노랫소리가 들리는가'로 선정됐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 소식에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는 웨이징성(魏京生) 등 중국 저명 반체제 인사들은 이번 활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상당한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최근 톈안먼 사태 추모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나타나자 중국 정부는 인터넷 검열을 통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얼마 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은 지난 3일 베이징에서 거행됐던 톈안먼 사태 추모 세미나에 참석했던 민주화 인사 가운데 인권 변호사 푸즈창(浦志强), 베이징영화학원의 하오젠 교수, 반체제인사 후스건(胡石根) 등 상당수 인사가 외부와 연락이 두절됐다면서 반체제 인사와 인권 운동가들의 추모 활동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중국 당국은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전후해 발생할 수 있는 테러와 폭력 시위 사태에 대비해 지난달 25일 수도 베이징에서 600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테러ㆍ시위 진압 훈련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