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병원 의료진, 국제선 비행기 안에서 응급환자 3명 구해 '화제'

2014-05-09 18:22
의료진,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할 도리"

국제선 비행기 안에서 응급환자 3명을 구한, 고신대병원 의료진팀들이 환하고 웃고 있다.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 고신대학교복음병원(병원장 이상욱)의료진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응급상황에 처한 승객 3명을 응급처치를 통해 구한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고신대복음병원 소화기내과 김재현, 권혜정, 최윤정 교수. 이들은 지난 7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세계소화기내과학회를 마치고 귀국하던 길이었다.

14시간의 비행 중 4시간쯤 지났을까. 기장이 갑자기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안내방송을 냈다. 그리고 이어 “기내에 의료진이 있으면 도움을 달라”는 요청도 했고 “상황이 좋지 않으면 회항 할 수도 있다”는 방송을 낼 만큼 상황이 급박했다.

고신대복음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곧장 달려가 환자를 체크했다. 30세 남성이었던 탑승객은 흔히 이야기 하는 간질발작의 전형적인 증상을 일으키고 있었다. 응급처치를 통해 안정을 찾았고 지속적으로 상태를 모니터링해 회항은 하지 않아도 됐다.

그런데 몇 시간 후에 다른 탑승객이 응급상황을 맞았다. 한 여성 탑승객이 호흡과 맥이 약해지며 실신을 일으켰다. 고신대복음병원팀은 또 다시 의료진 역할을 자처했다.

최윤정 교수는 “앞선 간질발작 탑승환자 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았다. 경동맥을 짚으니 맥이 약해지면서 의식이 흐려졌다. 곧바로 심폐소생술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고신대복음병원 의료진은 기내에 비치되어 있는 자동제세동기를 이용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다행히 탑승객은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몇시간 후에는 또 다른 탑승객이 호흡곤란과 기력쇠약을 호소하여 응급처치를 하였다.

고신대복음병원 의료진은 미국에서 돌아오는 비행편에서 세명의 응급환자에 대해 응급처치를 하고 모니터링 하면서 14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항공사 측은 감사의 안내방송과 함께 향후 답례 할 것임을 약속했다.

고신대복음병원 이재현 교수는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도리를 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일을 통해서 장거리 비행이 노약자에게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깨우쳐준 것 같다”고 말했다.